부동산
강남 오피스 임대료, 강북 도심권 첫 추월
입력 2017-06-22 17:43  | 수정 2017-06-22 23:54
강남권 프라임오피스빌딩 실질 임대료가 도심권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0년 이후 강남권역에서 프라임오피스 공급이 도심권에 비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22일 글로벌 부동산투자자문 회사인 JLL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강남권(GBD) 프라임오피스 3.3㎡당 월평균 실질 임대료는 9만3700원으로 도심권(CBD) 9만3600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임대료가 도심 임대료를 추월한 것은 JLL이 한국 프라임오피스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공실률도 강남권(6.4%)이 도심권(13.4%)의 절반도 채 안 된다.
2016년 2분기만 해도 강남권 프라임오피스 실질 임대료는 도심권과 큰 차이를 보였다. 도심권 임대료는 9만8900원, 강남권 임대료는 9만1000원으로 무려 7900원이나 차이 났다. 그러던 것이 도심권 임대료가 계속 내려가고 강남권 임대료가 계속 올라가면서 결국 근소한 차이로 강남권이 도심권을 앞지른 것이다.
서울 3대 권역 55개 주요 대형 오피스빌딩을 대상으로 실질 임대료를 집계한 결과다. 빌딩 임대료는 한 층을 다 쓰는지, 임대 기간이 어느 정도 긴지, 고층·중층·저층 중 어디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책정된다. JLL은 중층에서 5년 동안 한 층 전체를 임차하기로 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질 임대료를 조사했다. 실질 임대료는 순임대료에서 렌트프리(건물주가 임차인 유치를 위해 무상으로 일정 기간 임차할 수 있게 해주는 것)를 빼고 간주 임대료를 더해 얻어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처음으로 강남권이 도심권을 앞질렀지만 강남권 임차기업들이 같은 가격이면 도심이 낫다며 도심권 빌딩으로 이주할 경우 다시 도심권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임대료가 더 높아진 이유는 단순하다. 개발이 끝나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탓이다. 도심권의 경우 재개발 계획에 따라 오래된 건물들이 속속 더 넓고 높은 건물로 재탄생했다. 컬리어스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도심권에서 공급된 대형 오피스의 총연면적은 180만5100㎡로 강남권(85만1400㎡)의 2배 이상이었다.
강남권과 도심권의 표면 임대료는 비슷하지만 렌트프리에서 차이를 보인다. JLL에 따르면 도심권의 렌트프리는 연간 3.42개월이고 강남권은 1.68개월로 평균 1.74개월의 차이가 난다. 도심권 프라임오피스 시장이 강남권보다 더 수요자 우위에 있다보니 건물주가 임차 기업에 1년간 1.74개월가량 더 많은 무료 임차기간을 준다는 뜻이다.
유명한 컬리어스 리서치파트장은 "강남대체재인 판교 빌딩이 이제 어느 정도 차고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강남권으로 이전하면서 강남권 빌딩 공실률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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