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서 흔치않은 정년퇴임식을 갖게 된 정현태 대전고검 검사(63·사법연수원 10기)의 퇴임사가 검찰 내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대검찰청 검찰방송에는 지난 9일 열린 정 부장검사의 정년퇴임식 기념 동영상이 올라왔다.
정 검사는 1983년 임용돼 33년 9개월동안 검사로서 한 길만 걸어왔다. 그는 검찰 역사상 15번째 정년퇴임자가 됐다.
그의 퇴임식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는 동기나 후배가 승진을 하거나 인사에서 한직으로 발령날 경우 검찰에서 퇴직하고 변호사 개업을 하곤 하는 검찰 문화속에서도 정년이 될 때까지 '검사 외길'만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검찰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검찰에는 동기가 승진하거나 하면 다 물러나 버리는 전통이 있다. 검사 업무가 도제 수업과 비슷한 요소가 있는데 그런 맥도 끊길 수 있다는 아전인수격 생각도 있었다"며 "또 이런 선배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후배들이 생각을 달리할 수 있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그의 퇴임식 영상은 이틀만에 72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 검사는 1996년 대검찰청 공안3과장, 1997년 공안1과장, 1999년 공안기획관을 지냈고, 2002년에는 서울지검 3차장검사까지 오르는 등 주요 보직을 맡았었다. 하지만 서울지검 3차장으로 일할 당시 휘하 검사 중 한명이 피의자에게 가혹행위를 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그는 책임을 지고 광주고검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는 소위 '한직'이라고 불리는 자리를 15년동안 전전했지만 검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이 일을 성공적으로 잘 해내야겠다, 그 길만이 적어도 국록을 받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태도다'라는 자세를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국가로부터 범죄를 수사하도록 검찰권을 위임받은 사람"이라며 "나의 검찰, 나의 검사가 아니라 국민의 검찰, 국민의 검사다. 그 부분을 매일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사건 기록을 펼쳐야 한다"고 검찰 가족에게 조언을 남겼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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