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태원 SK그룹 회장 "대통령 면담 때 최재원 가석방 완곡하게 언급만…"
입력 2017-06-22 14:43  | 수정 2017-06-22 15:13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지난해 2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과 독대할 때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를 완곡하게 언급했으나 "박 대통령이 응답하지 않아 최 부회장의 가석방 얘기를 더 이상 할 수 없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2일 최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기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 2015년 7월 또는 2016년 2월 독대한 기업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동생 최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와 관련해 "면담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잘 지내시냐'고 인사를 건네기에 '저는 잘지내지만 집이 편치 않다. 동생(최 부회장)이 못 나와서 조카들 볼 면목이 없다'고 완곡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의례적인 답변조차 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더 이상 가석방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면담 전인 2015년 12월 가정사와 관련된 자필 편지가 보도돼 이슈가 됐다"며 "(독대 당일) 대통령에게 개인 가정사로 인한 부정적 평가가 아닌 좋은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중요한 문제였다"고 진술했다. 또 그해 8월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서신을 보낸 사실이 있으며, 최 회장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SK 측이 직접 작성한 '말씀자료'에는 △투자•고용 △창조경제 △에너지신산업 등의 주제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도체 △면세점 특허권 갱신 등 현안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 회장은 "(독대 때 해당 현안을) 말씀 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투자•고용 주제 대화가 시작되자 대통령이 직접 "전문적 얘기는 안 수석과 함께 들어야 한다"며 대기실에 있던 안 전 수석을 면담 장소로 데리고 들어왔는데, 이때 박 전 대통령이 "SK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죠?"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감사 뜻을 표시하고는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