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임원들 먼저 갈테니"…최대 2주 여름휴가 권하는 유통업계
입력 2017-06-22 11:43  | 수정 2017-06-22 14:28

유통업계에서 임직원들에게 어느 때보다 여름 휴가를 '길고, 자유롭게' 가는 것을 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강조하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란 정책 기조 속에 직원들이 잘 쉬어야 근무 성과도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올해 여름 휴가부터 '2주 휴가제'를 도입했다. '좋은 직장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회사 측에서 전격 수용해 실행에 옮긴 것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처음 도입되는 것이다보니 직원들 사이 반신반의하는게 있었다"며 "하지만 임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 휴가 날짜를 확정짓고 직원들의 2주 휴가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도 이달초 발표한 7대 조직문화 혁신안에 2주 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았다. 전직원에게 해당되는 사항으로, 개인 연차와 대체휴가를 사용해 연중 2주간 집중해 쉴 수 있게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내놓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혁신제도는 타회사 직원들의 부러움을 샀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우선 매 5년마다 최대 한달간 휴가를 가질 수 있는 '창의휴가제'가 대표적이다. 즉, 근속 연수가 5년, 10년, 15년 등 5년씩 늘어날 때마다 4주의 휴가를 주고 근속 연수에 따라 50만~500만원의 휴가비를 지급해 준다.
또 당장 다음달 1일부터 도입되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제', '배우자 출산휴가제' 역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로 꼽힌다. 휴가를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투자로 보기 때문에 도입 가능했다. 평소 자신과 함께 일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과 문화와 인재를 통해 성장하는 CJ를 구축하고자 한 이 회장의 생각이 적극 반영됐다는게 CJ그룹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여름 휴가로 최대 9일(주말 포함)을 쉬는 것 외에 상반기 중 역시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리프레쉬(refresh) 휴가가 따로 있다. 2014년부터 도입된 리프레쉬 휴가는 임직원들의 연차를 이용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여름 휴가 외에 주말을 낀 금토일을 쉬거나 연차를 붙여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리프레쉬 휴가가 있다"며 "리프레쉬 휴가를 쓰는데 회사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사내 분위기가 이미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휴가 기간 동안 신세계백화점 직원들은 영랑호리조트, 조선호텔, 메리어트호텔 등의 숙박시설을 연 1회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3700여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기간 동안 국내 호텔의 객실 이용시 회사에서 숙박비 전액을 부담해 준다. 지난해 일부 시범적으로 도입한 숙박비 100% 전액 지원제도를 올 3월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하와이, 싱가포르, 태국 등 해외 7개국 10개 도시의 특급호텔 및 리조트 이용금액 역시 최대 70%를 회사가 지원한다. 직원가족들이 부담 없이 휴식을 즐기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은 부장 이상을 대상으로 한달 단위의 안식월 휴가제와 안식월 대상자가 아닌 임직원들도 개인 휴무 및 연차를 활용해 안식주 제도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장기화된 소비 침체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지원해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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