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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이라 더 의미 있던 삼성의 개막 후 LG전 첫 승
입력 2017-06-21 22:05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 후 83일 만에 LG전 첫 승을 따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5연패 뒤 첫 승. 동시에 개막 후 맞대결 첫 승이기도 하다. 올 시즌 LG에게 쩔쩔매던 삼성이 시원한 설욕전이자 첫 승을 따냈다. 극적인 승리라 더욱 의미 있었다.
최하위(21일 경기 전까지)라는 순위가 말해주듯 올 시즌 삼성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산에게 2승6패1무, NC에게 1승4패1무, 넥센에게 2승4패로 열세였다. 특히 그 중 LG에게는 호되게 당했다. 5패를 당하는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대구(2패), 잠실(3패) 구분 없던 결과. 두 번이나 우천순연 됐던 점이 오히려 다행으로 다가오는 부분 같았다.
그래도 삼성은 5월말부터 기운을 차리고 있다. 탈꼴찌 사정권 안에 진입했을 정도로 상승세를 보여줬다. 다만 심기일전하고 다시 맞붙은 전날 LG전에서 완패하며 김이 빠졌다. 게다가 당장 이날 대결은 마운드대결에서도 밀려 더 암울했다. 지난해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이젠 LG맨 차우찬은 올 시즌 이미 삼성을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 중이었다. 14⅓이닝 동안 단 1실점에 그쳤다. 반면 삼성은 선발경험이 적은 김대우가 출격했다. 누가봐도 삼성의 열세가 예상됐다.
초반 흐름은 예상처럼 흘러갔다. 삼성 타선은 차우찬을 상대로 4회까지 단 한 번의 출루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차우찬의 완급조절이 빛나는 피칭에 타이밍을 빼앗겼다. 마운드 역시 김대우가 1회부터 2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추가실점은 없었던 것은 다행스러웠던 부분.
시종일관 밀리던 삼성은 돌연 어느 한 순간 제대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 6회초 하위타선에서 시작돼 상위타선이 끝냈다. 이지영과 박해민이 연속타를 터뜨렸고 와일드피치까지 더해지며 무사 2,3루 찬스를 따냈다. 김헌곤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순식간에 무사 만루라는 천금의 찬스가 만들어진 것.
삼성은 이날 LG전 첫 승과 함께 73일 만에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행운도 따랐다. 후속타자 구자욱이 때린 뜬공이 2루수와 우익수 사이 애매한 방향에 떨어졌다. LG 야수진이 쫓았으나 잡아내는데 실패했다. 이 때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는데 이 순간은 이후 나올 상황에 대한 밑그림에 불과했다. 후속타자 러프가 타석에서 차우찬의 커브를 공략해 맞자마자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5점이 됐고 LG에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이후 추가점을 내며 승리를 지켰다.
5연패 뒤 올 시즌 LG전 첫 승을 기록한 삼성. 개막 후 83일이 흐른 다음에야 맞이한 순간이다. 그간 삼성 입장에서 LG전은 힘겨운 장면들로 가득했는데 안방에서 9회초 결승홈런과 쐐기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진 적이 있고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차우찬에게 호되게 당하기도 했다. 시즌 첫 대결은 0-11로 대패했다.
이날 역시 5회까지는 전망이 좋지 못했던 삼성. 극적인 러프의 한 방이 더 큰 의미로 다가왔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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