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이 경남기업을 품에 안는다. SM그룹은 경남그룹 인수를 바탕으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아파트 브랜드와 토목분야 역량을 강화해 건설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의 관할법원인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경남기업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우협)로 SM 계열사 우방건설산업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자세한 인수조건을 조율하고 다음달 중 매각본계약을 체결해 올해 8~9월내로 매각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경남기업의 매각가는 1000억원 전후로 추정된다.
SM그룹은 경남기업이 보유한 토목분야 시공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M 그룹은 산하 건설부문에 우방건설, 우방, 우방산업, 우방건설산업 등 다수의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택건설산업에 특화된 지방건설사들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토목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잘 알려진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한 배경에도 '리비아 대수로 1단계 공사'로 대표되는 동아건설산업의 토목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남기업이 보유한 아파트 브랜드 '경남 아너스빌'도 마땅한 SM 그룹 입장에서는 인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SM 그룹은 건설부문 전체에 걸쳐 아파트 브랜드 '우방아이유쉘'을 사용하고 있지만, 서울 지역에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건설시공능력평가 35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다. 2012년에는 시공능력평가액 2조637억원을 기록해 시공순위 14위까지 올랐으나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15년 3월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종결을 위해 지난해 두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정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뼈를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4년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루고 올해초에는 자회사 수완에너지를 분리매각해 덩치를 줄인 끝에 SM그룹을 새주인으로 맞게 됐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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