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요즘 떠오르는 익선동…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고충
입력 2017-06-21 15:18  | 수정 2017-06-23 17:08
익선동을 방문해 사진을 찍는 청춘들 [출처 = 매경DB]

최근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면서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심 속 낙후 지역이었던 익선동 한옥마을은 지난 2014년 도시공간 기획자 박한아 씨와 박지현 씨가 이끄는 '익선다다' 프로젝트팀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낡은 한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이곳에는 카페·레스토랑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에는 익선다다팀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익선동에서 공예품을 주문·제작하는 월인공방 측이 쓴 것이었다. 익선다다팀이 지하클럽 '별천지'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월인공방 측은 천장에서 작은 돌과 먼지가 떨어지는 영상을 올리며 "사무실에 있는 모두가 미쳐간다"며 "땅을 저렇게까지 부숴댈 수도 있는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을 지킨답시고 민폐는 다 떨면서 껍데기까지 파괴해 버리고 브랜드 표딱지 하나 붙인다"고 토로했다.

월인공방은 별천지가 완공된 후에도 소음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등의 글을 지속적으로 SNS에 올렸다. 월인공방이 이 같은 글을 올리자 익선다다팀도 맞대응에 나섰다. "(월인공방 게시물로 인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 퍼지고 있다"며 "빨리 공개 사과문을 쓰라"고 요구한 것.
월인공방 사장은 최근 익선다다팀의 거듭된 사과 요청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저는 익선동이 주거공간으로만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옥의 삶은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만약 정책적으로 상업시설이 이곳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누군가의 일상을 보존한다는 미명 하에 박제하고자 했다면 오히려 윤리성에 의문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어떤 방식으로 이 지역이 변화하거나 보존되는 와중에 누군가의 삶이 명백한 불법의 방식으로 갈려 나가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가 저여도 괜찮지 않을까 했을 뿐이다"라고 뼈있는 얘기를 남겼다.
이처럼 익선동은 지금 크고 작은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유명세를 타는 만큼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 문제, 상인·주민들간의 갈등 등의 부작용도 잇따른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땅값이 치솟아 기존 주민과 상가세입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예방·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에디터 김지혜 / 김은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