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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까지만 좋았던 우규민…친정 비수 꽂기는 다음 기회에
입력 2017-06-20 20:28 
삼성 우규민이 2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말 FA 자격 취득 후 삼성으로 이적한 후 LG전 첫 경기다. 3회까지 탈삼진 6개를 잡으며 호투를 펼쳤으나 4회 1사 만루 위기를 넘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친정에 비수를 꽂는 우규민(32·삼성)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우규민은 20일 잠실 LG전에서 초반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쳤으나 4회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우규민은 2003년 프로 입문 이래 경찰야구단 입대 외 LG 유니폼만 줄곧 입었다. 그러다 지난해 FA 자격을 획득한 후 정든 팀을 떠났다. 삼성과 LG는 우규민 이적 후 총 4차례 맞붙었지만, 우규민의 등판 일정과 엇갈렸다. 그리고 개막한 지 81일 만에 옛 동료와 그라운드에서 상대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첫 상대하는 사이드암 투수에 고전했다. (우)규민이 공도 처음 보는 만큼 어려워할지 모르겠다”라면서 비율이 높아진 우규민의 속구 공략이 관건이라고 했다.
우규민은 1회 18구 중 속구가 12개였다. 66.7%의 높은 비율이다. 그러나 카운트를 잡은 뒤 결정구는 변화구였다. 1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우규민은 2회 들어 변화구 비율(60%)을 높였다. 야수 실책으로 내보낸 채은성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뒤 정성훈, 오지환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까지 우규민의 피칭은 훌륭했다. 이형종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또 무실점을 틀어막았다. 손주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면서 탈삼진만 6개. 우규민의 3회 속구 비율은 31.6%(19구 중 6개)로 더 내려갔다.
그러나 서서히 눈에 익기 시작한 걸일까.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LG 타자들은 우규민의 공에 잘 대처했다. 우규민의 변화구(특히 슬라이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우규민은 안타 2개와 사구 1개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오지환의 희생타로 실점했으나 스코어는 1-1이었다.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유강남과 9구 승부 끝에 역전타를 허용했다. 손주인의 타구도 2루수 강한울 위로 넘어갔다. 둘 다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이후는 우규민에게 좋지 않은 흐름으로 흘러갔다. 유강남이 3루까지 뛰다가 태그 플레이로 아웃됐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뒤이어 포수 이지영의 포일로 또 1점을 허용했다.
삼성 우규민이 2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말 FA 자격 취득 후 삼성으로 이적한 후 LG전 첫 경기다. 3회까지 탈삼진 6개를 잡으며 호투를 펼쳤으나 4회 1사 만루 위기를 넘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악몽의 4회였다. 3회까지와는 180도 달랐다. 이천웅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서야 길었던 4번째 이닝을 끝마쳤다. 4회 투구수만 34개였다.
5회는 3타자까지 4회와 판박이였다. 박용택 안타-양석환 안타-채은성 희생번트. 1사 2,3루서 우규민은 정성훈을 사구가 아닌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LG의 미스플레이가 펼쳐지면서 아웃카운트를 1개가 아닌 2개를 잡았다. 행운이 따른 우규민은 5이닝까지 버텨냈다. 투구수는 101개(스트라이크 73개).
삼성 소속 우규민은 상대가 LG가 아니었을 뿐, 두 차례 잠실구장의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11.57이었다. 타구를 맞는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시즌 3번째 잠실 나들이도 크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5이닝 8피안타 2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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