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 최대 유기농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 마켓을 인수하면서 식료품 산업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아마존의 경쟁자들이 홀푸드에 또다른 인수 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LA타임즈는 월가 관계자들을 인용,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가 아직 끝난 게 아니며 조만간 홀푸드에 대한 또다른 인수 제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예상의 근거는 아마존이 제시한 인수가보다 홀푸드의 현 주가가 더 높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지난 16일 홀푸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전 거래일 종가(33.06달러)에 27%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2달러를 인수가로 제시했다. 하지만 홀푸드 주가가 발표 당일 29% 급등한데 이어 19일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아마존이 제시한 인수가를 뛰어 넘었다. 이날 홀푸드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43.22달러를 기록했다.
기업 인수 합병 전문 투자업체 '그레이프 앤 컴퍼니'의 오너인 로이드 그레이프는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홀푸드 주가가 인수가를 뛰어넘을 정도로 치솟은 것은 시장이 입찰경쟁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입찰경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캐런 쇼트 바클레이즈 캐피탈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월마트와 대형 수퍼마켓 체인인 크로거·앨버슨 등 식료품업체 3곳을 아마존에 맞서 입찰경쟁에 나설 후보군으로 지목하고 있다.
쇼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진입은 제품 가격 하락과 마진 하락, 기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하락을 의미한다"며 "경쟁사들은 아마존의 식료품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고, 여기에는 더 비싼 금액으로 홀푸드를 사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홀푸드 인수는 아마존 견제 외에 그 자체로도 시너지가 크다"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공동 구매·배송 등으로 연간 6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쟁업체들이 입찰 경쟁에 나서더라도 최종 승자는 아마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의지가 확고한데다, 아마존의 막강한 자금력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9일 종가 기준으로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4750억 달러(약 540조원)나 된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홀푸드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고'라는 무인 슈퍼마켓을 시범 운영중인 아마존이 홀푸드의 창구 직원을 자동화 기기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아마존 내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고가로 인식돼온 홀푸드 식품을 중산층과 서민층도 접근할 수 있는 가격으로 낮추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정확한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9만 명에 달하는 홀푸드 직원 가운데 최소 수천 명의 현장 직원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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