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약업계에 부는 4차산업 바람…바이오 3D프린팅 시대 `성큼`
입력 2017-06-20 14:49  | 수정 2017-06-20 14:50
지난 2일 2017 법제학회 세미나에서 유석환 로킷 대표가 바이오 프린팅에 대한 세미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로킷]

대량생산에 기반한 약품의 표준용량만을 제공하던 제약업계에 '맞춤제약'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바이오 3D프린팅' 등 4차산업 바람이 불어오면서 이를 활용한 맞춤 제약기술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약품의 대량생산 방식에서 맞춤 약품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성인의 표준 복용량은 1.7㎡ 표준면적 또는 체중 70kg의 사람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표준용량이 환자 몸에 맞을 확률은 50% 정도에 불과하며 나이, 성별, 유전적 요소 등에 따라 환자마다 몸에 맞는 용량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약을 장기복용해야 하는 혈압·당뇨와 같은 질병은 표준용량에 맞춰진 약의 장기복용으로 환자들이 뜻하지 않은 부작용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맞춤약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각 약학대학 및 제약연구소는 바이오 3D프린터를 사용하는 약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3D프린터를 활용해 각 개인에게 맞춘 용량의 약을 복용한다면 환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 아프레시아(Aprecia)사가 개발한 3D프린팅 방식의 알약 스프리탐(Spritam)가 일례다. 아프레시아는 약을 먹기 어려운 소아·고령·특수 환자들을 위해 MIT로부터 도입한 3D프린터로 빨리 녹는 알약을 만드는 '집도즈(ZipDose)' 기술을 이용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을 시판 중이다.
국내에서도 바이오 3D프린터를 이용한 약제 연구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국약제학회 회장 황성주 교수(연세대 약대)팀은 최근 바이오 3D프린터 기술, 나노바이오기술을 활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대장암 환자의 질병 상태, 유전적 요소 등에 따라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의 용량을 설정하고, 약효지속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며 암세포 표적화 할 수 있는 환자맞춤형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에는 로킷이 개발한 바이오 3D프린터 기술이 적용된다. 황성주 교수는 "바이오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필요한 용량을 원하는 시간 내에 표적 부위에 전달할 수 있는 환자맞춤형 치료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미래지향적 신약 개발의 전략적 토대를 구축하는 게 한국약제의 새로운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구가톨릭대 약대 신범수 교수팀은 원광대 약대 신소영 교수팀과 공동으로 로킷 바이오 3D프린터를 이용해 약물의 위 체류와 방출 제어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제형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특허출원과 논문 투고를 준비 중이다.
한편 바이오 3D프린터 전문기업 로킷의 유석환 대표는 지난 2일 '제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규제과학 심포지엄'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7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에 참석했다. 유 대표는 '바이오프린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제4차 의료혁명에 따른 제약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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