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AIST·덴마크 연구진, 항생제 내성 발생원리 규명
입력 2017-06-19 14:46 
이상엽 KAIST 교수

지독한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 주목된다. 1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과 덴마크공대(DTU) 공동연구진은 박테리아 병원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작동 원리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인체 감염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는 방식은 항생제 분해 효소를 갖거나 다시 뱉어내는 등 다양하다. 그 중 대표적인 건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획득해 항생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이다.
내성 유전자는 보통 항생제를 생산하는 곰팡이나 악티노박테리아에서 발견된다. 이는 해당 항생제를 만드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자기 스스로를 항생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내성 유전자를 인체 감염균이 획득하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게놈 정보 등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들이 인체 감염균에 전달되는지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직접적으로 인체 감염균에 전달되는 게 아니라 연구팀 스스로 '캐리백(carry-back)'이라고 이름 지은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걸 처음 규명했다.

우선 인체 감염균과 방선균(항생제를 생산하는 박테리아)이 박테리아 간 성교에 해당하는 '접합(conjugation)' 과정에 의해 인체 감염균 DNA 일부가 방선균으로 들어간다. 이 때 항생제 내성 유전자 주위에도 감염균 DNA가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 상태에서 방선균이 죽어 세포가 깨지면 항생제 내성 유전자와 감염균 DNA 조각이 포함된 DNA들도 함께 튀어나오게 된다.
이렇게 배출된 항생제 내성 유전자에는 인체 감염균 일부 DNA가 공존하고 있다. 그같은 캐리백 절차에 따라 인체 감염균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물정보학적 분석과 실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감염 유해균들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는 방식 중 한가지를 제시한 것"이라며 "병원 내·외부 감염과 예방 관리시스템,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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