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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현주 "`너무 못됐어!` 어머님들 지적…반가웠죠"
입력 2017-06-17 07:31 
배우 공현주. 사진| 강영국 기자
최근 끝난 SBS 일일극 사랑은 방울방울 악역 한채린
"이유리, 김서형 선배 독한 연기 분석하고 따라했죠"
"수없는 잘못된 선택, 지금 내가 있게 한 좋은 영향이라고 합리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예전에는 우는 신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을 앞두고 두려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다려질 정도예요. 절규하고 눈물 흘리는 신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 후련하고 좋더라고요. 드라마 너는 내 운명 때 이렇게 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해서 아쉬운 생각이 들어요(웃음)."
배우 공현주(33)는 최근 끝난 SBS 일일극 사랑은 방울방울에서 악역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일일극에서 중요한 악역 한채린을 연기한 그는 욕을 꽤 들을 정도로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그는 "이번에 역할을 준비하면서 너는 내 운명을 했을 때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느끼고 반성했다"며 "이유리, 김서형 선배 등등 정말 독하게 연기한 분들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까지 표현해야 하는지를 분석했고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실 예전에는 대본을 보면 에이, 말도 안 돼라며 부정적으로 접근해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말도 안 된다고 하는 일들이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실제 일어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웃음) 물론 인생을 오래 사신 선배들에 비하면 깊이 있는 감정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느낄 수는 있게 된 것 같아요."
배우 공현주. 사진| 강영국 기자
사랑은 방울방울이 인기 있었는지, 악역 연기를 잘했는지는 식당과 시장, 백화점 등에서 파악할 수 있다. 어머님들은 공현주에게 "너무 못됐어!"라고 하기도 했단다. 공현주는 "어렸을 때는 안 좋게 보이면 어쩌나 걱정이 됐는데 지금 들으니 너무 반가운 말이었다"며 "카페에 갔을 때도 대학생들이 많이 얘기해주고 알아봐 줬다. 드라마 관련 이야기도 나눴다"고 좋아했다.
슈퍼모델 출신인 그는 어린 나이에 연기 세계로 입문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드라마에 참여하며 주어진 일만 잘 하자는 생각이었다. 연기의 깊이를 생각할 시간과 여건은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은 화려한 역할을 많이 했기에 연기만 생각할 수도 없었다. 비싼 장신구에 화려한 옷을 입어야 했던 역할들은 연기적인 면보다 겉모습이 오히려 더 멋져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이번에 교도소에서 수의를 입었을 때 "압박감보다 아무런 생각을 안 해도 되니 오히려 편안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남들을 괴롭히고 자신까지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채린. 현실의 공현주는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있을까.
"수없이 잘못된 선택을 했겠죠. 하지만 그런 모든 잘못된 선택이 지금 내가 있게 한 좋은 영향을 줬다는,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어요. 잘못을 반성하고 개선하려고 하기도 하고요. 배우를 하게 된 건 힘들지만 좋은 활동을 할 수 있고 뭔가를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는데 배우가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그는 데이비드 라샤펠 사진전을 언급하며 자신의 희망사항을 접목했다. "많은 분이 작가의 의도를 공유하면서 진지하게 작품을 즐겼을 거예요. 사실 저는 그 작가를 잘 몰랐는데 작품을 보고 19금이라고 생각할 부분도 있었거든요? 그걸 보면서 무명작가였다면 비난 받고 묻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의 환경과 실력으로 작품으로서 받아들여지잖아요. 그렇게까지 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나도 편견이나 선입견을 넘어 인정받는 배우가 되면 어떨까? 그렇게 되고 싶다라는 큰 꿈을 갖게 됐죠."
배우 공현주. 사진| 강영국 기자
공현주는 "이제는 더 이상 어린 나이도 아니고 욕심과 조바심도 생긴다"고 했다. "조금은 더 편하고 부담 없는 역할로 시청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한 그는 "사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말타기 연습을 하는데 연기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승마와 함께 스킨스쿠버도 배우고 있어요. 물에 빠진 경험이 있어서 보통 트라우마가 생긴다고 하는데 저는 기절까지 했는데도 오히려 더 즐기게 되더라고요. 말을 탔을 때도 말이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날뛰었는데 무섭지 않았어요. 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좋아하고, 모험심이 어느 정도 있거든요. 하하하."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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