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원 할머니들 한글 공부 '향학열'
입력 2008-03-16 04:15  | 수정 2008-03-16 04:15
전북 남원시 산동면사무소에서는 최근 40여명의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치기 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고 합니다.
70인생을 소위 까막눈으로 살았다는 어르신들이 나이를 잊은 채 보여주는 향학열 현장, 전북방송 서영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차렷~선생님께 경롓!

반장의 힘찬 구호와 함께 본격적인 수업의 문이 열립니다.

이어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출석 체크를 합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남원시 산동면 7개 마을의 주민들.

까막눈을 깨치기 위해 마흔명의 어르신들이 아침일찍 산동면사무소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 고경자 / 상동면 대상리
-"기쁘고 좋지요 선생님께 (한글) 배워서 버스표 보고 어디 가는지도 알고 또 아들한테 나 글 배웠다고 자랑도 하고..."

(현장음) ㄱ ㄷ ㄷ ㄹ ㅁ ㅂ ㅅ~

강당이 떠나가라 한자 한자 큰 소리로 읽어봅니다.

또박또박 써내려가는 글씨는 이들에겐 제일 어려운 공부입니다.

아직은 연필을 잡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쑥스러울 뿐입니다.

인터뷰 : 서영주 / 전북방송 기자
-"이처럼 70~80대의 어르신들이 한글을 깨치기 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사찰 귀정사와 남원시 자원봉사 종합센터가 산동면사무소에서 6~70대 어르신을 대상으로 문맹인 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글을 몰라 답답했던 어르신들의 서러움을 풀어주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 김창미 / 남원시자원봉사종합센터 교육담당
-"(어르신들이) 단시간에 교육을 끝내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교육해서 자식들에게 편지도 쓰고 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이같은 어르신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한 시간의 긴 공부 끝에는 꿀맛 같은 간식타임과 레크레이션 시간도 열립니다.

생소한 글자공부로 복잡했던 머릿속을 흥겨운 노래 가락으로 그날의 피로를 모두 날려버립니다.

비록 백발성성한 머리지만 이들의 몸과 마음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뜨겁게 샘솟고 있습니다.

JBC뉴스 서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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