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세안은 20년전 한국과 비슷한 유망 투자처"
입력 2017-06-14 16:56 

"아세안은 20년 전 고도성장기의 한국과 닮은 꼴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라고 자신합니다."
1년 반 전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전문운용사로 가장 먼저 전환한 그로쓰힐자산운용이 아세안 5개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조만간 내놓는다. 앞서 작년 8월 삼성자산운용이 공모형 아세안펀드와 인도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형태의 헤지펀드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아세안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14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아세안 헤지펀드의 연평균 목표 수익률을 12%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 "아세안이 전세계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지역인 만큼 최소 2년 이상 중장기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펀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서 '템플턴그로스' 펀드 등 대표 펀드를 운용했던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이후 브레인자산운용 부사장을 거쳐 2012년 그로쓰힐투자자문을 설립했고, 2015년 말 사모전문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현재 운용총자산(AUM)은 5000억원을 넘는다.
그가 아세안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세안 지역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저임금의 노동력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의 임금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더 낮은 아세안 지역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것이 아세안 지역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로쓰힐 아세안 헤지펀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5개국의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 50개를 계량적 분석을 기반으로 선별해 투자한다. 베트남의 경우 주요 국영기업들이 이제 막 상장을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은 공모주 투자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투자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했다.
국가별로 매수한 주식 총액의 절반 만큼을 각국을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지수 바스켓을 공매도(숏) 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병행한다. 김 대표는 "공매도한 금액만큼 현지 통화로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투자액의 절반은 현지 통화에 노출되고 절반만 환헤지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을 계기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아세안 주식시장은 과거 미국 금리인상 국면에서 오히려 뚜렷한 강세를 나타내왔다"면서 "미국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의 방증이고, 이런 상황은 아세안 국가들의 대미 수출 환경 개선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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