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코스피 랠리의 한 축을 담당하던 석유화학업종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2월 말부터 석유화학제품 수요 약세가 지속된 데 이어 수요 회복이 예상됐던 지난달에도 수급 여건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예상되는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과 비우호적인 유가 상황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와 매일경제가 분석한 결과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한화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요 석유화학·정유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석 달 사이 4366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조5478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던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3월 12일) 3조1416억원이었으나 한 달 전(5월 12일) 2조9875억원에서 최근(6월 12일) 2조9407억원까지 낮아졌다.
에쓰오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1조6989억원에서 1조5839억원, 1조5489억원으로, 한화케미칼도 7771억원에서 7629억원, 7519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개월 전 3123억원에서 지난 12일 2518억원까지 급감한 상태다. GS칼텍스 최대주주인 GS와 SK이노베이션 실적 전망치는 3개월 전에 비해 늘었으나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감소했다. GS는 한 달 전 2조687억원에서 2조533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은 3조5216억원에서 3조469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케미칼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가격은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하락 국면이 예상된다"며 "PE 설비 신증설은 지난해 286만t에 불과했지만 올해 710만t으로 늘어난 데다 상당 부분이 올해 상반기 상업화됐다는 점이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 시황은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기보수를 마친 석유화학 설비들이 이달부터 재가동에 들어가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규 증설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초 이후 이어지고 있는 화학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약세도 업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종 호황과 제품가격 상승세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고객사에서 선구매 수요가 급증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다. 시장에선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가격 스프레드(제품 가격-원재료 가격) 축소 흐름이 성수기인 2분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익성 개선세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을 이끌어내는 각 업체들의 석유화학 설비 정기 보수 호재가 있었음에도 전반적인 수급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위안화 환율 곡선이 모두 안정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시황도 이전만큼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기 때문에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 3조360억원에서 2조6190억원으로 낮췄다"고 분석했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4월 말 16만원 초반대에서 17만원 중반대로 급등했다. 5월 들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불과 열흘 새(5월 30일~6월 8일) 17만500원에서 15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5월 말 30만원을 웃돌던 LG화학 주가 역시 현재 20만원 후반대로 감소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중국 석유제품 수출 급증으로 정제마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내수부진이 수출량 증가로 이어졌고, 더 큰 문제는 현재 중국 정제 가동률이 80% 내외로 낮기 때문에 수출이 언제든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유업체와 석유화학업체들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하반기 유가 급등(재고 가격 상승)도 다시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석유화학업체와 정유업체들의 추가 이익 개선 가능성은 0%로 생각한다"며 "지난 1분기 때만 해도 업체들의 좋은 실적으로 연간 실적이 기본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연장 이후 유가 하락 우려로 정유업종 실적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진호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반기로 예상되는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과 비우호적인 유가 상황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와 매일경제가 분석한 결과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한화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요 석유화학·정유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석 달 사이 4366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조5478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던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3월 12일) 3조1416억원이었으나 한 달 전(5월 12일) 2조9875억원에서 최근(6월 12일) 2조9407억원까지 낮아졌다.
에쓰오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1조6989억원에서 1조5839억원, 1조5489억원으로, 한화케미칼도 7771억원에서 7629억원, 7519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개월 전 3123억원에서 지난 12일 2518억원까지 급감한 상태다. GS칼텍스 최대주주인 GS와 SK이노베이션 실적 전망치는 3개월 전에 비해 늘었으나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감소했다. GS는 한 달 전 2조687억원에서 2조533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은 3조5216억원에서 3조469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여기에다 연초 이후 이어지고 있는 화학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약세도 업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종 호황과 제품가격 상승세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고객사에서 선구매 수요가 급증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다. 시장에선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가격 스프레드(제품 가격-원재료 가격) 축소 흐름이 성수기인 2분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익성 개선세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을 이끌어내는 각 업체들의 석유화학 설비 정기 보수 호재가 있었음에도 전반적인 수급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위안화 환율 곡선이 모두 안정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시황도 이전만큼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기 때문에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 3조360억원에서 2조6190억원으로 낮췄다"고 분석했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4월 말 16만원 초반대에서 17만원 중반대로 급등했다. 5월 들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불과 열흘 새(5월 30일~6월 8일) 17만500원에서 15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5월 말 30만원을 웃돌던 LG화학 주가 역시 현재 20만원 후반대로 감소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중국 석유제품 수출 급증으로 정제마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내수부진이 수출량 증가로 이어졌고, 더 큰 문제는 현재 중국 정제 가동률이 80% 내외로 낮기 때문에 수출이 언제든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유업체와 석유화학업체들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하반기 유가 급등(재고 가격 상승)도 다시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석유화학업체와 정유업체들의 추가 이익 개선 가능성은 0%로 생각한다"며 "지난 1분기 때만 해도 업체들의 좋은 실적으로 연간 실적이 기본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연장 이후 유가 하락 우려로 정유업종 실적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진호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