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한반도문제 전문가 "사드 철회는 주한미군 철수 빌미"
입력 2017-06-13 16:59 

사드 배치 논란을 둘러싸고 미국 내에서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우려와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북한 무인기가 성주 사드 배치 지역 촬영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무인기 제조와 관련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포브스 기고에서 "사드는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 보호를 위한 조치인데 한국 정부가 이를 막는다는 인식이 형성된다면 주한미군 지원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대해서도 "사드 배치를 번복한다면 이는 중국의 외교적, 경제적 압박이 먹혀든다는 신호가 된다"며 "앞으로 한국이 새로운 대북방어조치를 할 때마다 중국은 더 강한 압박을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특히 "한국의 미사일 방어능력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 진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극복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무인기 생산과 관련해 중국 기업이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고 중국 기업과 개인 10여 곳의 대북거래를 중단시켜 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이를 적극 시행하지 않는다면 미국 재무부가 이들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는 중국 기업과 개인들이 북한의 무인기 제조와 유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 비행체 명칭이 'UV10'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플라이 엔지니어링 앤 테크놀로지'가 연관돼 있다고 지목했다. 이 회사에서 생산된 무인기는 베이징에 있는 '레드차이나 지오시스템'을 거쳐 자오더웬이란 인물의 손에 들어갔다. 이어 중국계 이름을 쓰는 주종시안이라는 인물이 자오더웬에게 이 기종의 무인기 총 7대를 구매했다.
강원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과 크기와 형태 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요청한 기업과 개인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명되지는 않았으나 미국 안보분야 연구기관인 'C4ADS' 보고서에 등장한 중국 기업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에는 단둥의 북중 교역 사업가로 알려진 쑨쓰둥과 사업 파트너 관계인 그의 누나 쑨쓰훙이 거명돼 있다. 이들은 지난 해 북한산 무기를 싣고 가다가 이집트 기항 중 적발된 선박 '제순호'가 소속됐던 홍콩의 기업주들로 알려졌다. 당시 배에는 3만 개의 로켓 추진 수류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쑨쓰둥은 북한에 트럭과 기계류,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단둥 둥위안'이라는 기업의 오너라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2013∼2016년 '단둥 둥위안'이 북한에 수출한 물품은 2850만 달러 규모로 상당수는 민간용이면서 미사일 무기 프로그램에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품목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협한 북한에 대해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하고 "북한은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과 수사를 멈추고, 국제 의무와 약속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 진지한 대화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에 앞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새로운 최고 위협', '첫 번째 위협'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및 핵 운반수단 추구는 속도나 범위 측면에서 증대돼왔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모두에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해상, 육상, 병참 기지는 주·야간 전천후 정밀유도무기의 위협에 놓여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작전을 곤란하게 만들고, 우리의 기지 방어를 더욱 절실하고 절박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 기지가 위협에 놓여있다는 언급과 관련, 위협의 주체로 북한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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