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무부 `脫검찰`에 쏠린 눈…수사기밀 다루는 검찰국은 유지될듯
입력 2017-06-13 16:36 

새 정부가 추진할 법무부 '탈검찰화'가 어떤 절차와 규모로 이뤄질지 관심이다. 행정부처인 법무부에 검사들이 순환근무하며 검찰 조직처럼 운용돼 온 것은 역대 정권에서 줄곧 문제로 지적해 왔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69)도 12일 법무부 '탈검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여러 차례 강조해온 공약이라 어떻게든 이뤄질 전망이다.
수사기밀을 다루는 검찰국을 제외하면 사실 모든 실·국의 외부 개방이 가능하다. 어느 부서를 축소·개편하고 검사를 얼마나 줄일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신중한 접근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현직 관계자들의 주문이다. 한 검사장급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검찰 개혁의 측면 뿐 아니라 국민들의 느낄 수 있는 불편과 효율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17년 6월 현재 법무부는 6개 실·국(본부 포함 8개)으로 구성돼 있다. 6개 이질적인 조직의 연합체다. 기획조정실장과 법무실장, 검찰국장, 범죄예방정책국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인권국장은 모두 검사장급 및 차장검사급 간부들이 책임자다. 그렇지 않은 부서장은 감찰관과 교정본부장 뿐이다.
6개 실·국이 검찰 조직관리부터 인권정책까지 전방위로 행정을 펼치는 현재의 구조는 참여정부 때 확립됐다. 2006년 검찰국 중심의 법무부를 개편해 인권국, 법령국, 이민국을 신설했다. 기조실이 실·국 간 업무를 조정한다.

주요 직책을 외부에 개방해도 재야 법조인들이나 타부처 인사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한 전직 법무부 간부는 "희망자가 없으면 일종의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법무부는 참여정부 때 본격적으로 일부 직책을 외부에 개방했는데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2006년 5월 신설한 인권국장을 완전개방형 직위로 정했다. 법령국장 등은 검사 또는 일반직으로 복수직화했다. 그러나 같은해 지원자가 적어 공모기간을 연장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8월에야 외교관 출신의 김종훈 초대 인권국장이 임용됐다. 2003년부터 외부에 개방한 출입국관리국장(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그해 검사 출신 이민희 변호사(59 사법연수원 13기),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출신 강명득 변호사(65·15기) 등이 거쳐 갔다.
법무부는 2009년 1월 의무 개방직이었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인권국장에 검사가 임용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을 바꿨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지원이 워낙 저조해 적임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사법개혁에 관여한 한 변호사는 "법무실은 교수·변호사, 인권국은 시민단체 출신 등 필요에 따라 전문성을 강화하고 나머지 행정업무는 일반 공무원들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국은 크게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법무부 근무 검사 71명 중 19명이 검찰국에 있다. 검찰국은 다른 실국과 달리 검찰 업무를 전담한다. 검찰국을 '법무부 검찰연락소'로 부르기도 한다.
검찰국의 위상은 남다르다. 청와대와 법무무, 대검찰청의 3각 소통의 중심에 검찰국장이 있다. 검찰국을 검사가 맡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제대로 인지하거나 보고받지 못하는 '사고'가 생길 수 있다. 한 법무부 출신 검사장은 "일부 언론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50·19기)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51·20기) 간 통화를 문제삼은 적이 있지만 그건 여론을 호도한 보도였다"며 "민정수석과 검찰국장의 소통은 청와대의 사정기관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 검찰국은 법무부장관의 국회 대정부질의 등에서 장관을 보좌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 및 수사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안 후보자는 과거 부동산 거래 때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고 수차례 음주 운전한 사실을 고백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그는 2014년 7월 광주일보에 '인사청문회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자신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면 이 같은 이유로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고 썼다. 또 안 후보자의 아들과 딸은 1997~1998년 미국에서 출생해 이중 국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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