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피부 주입 필러, 제약사들에게 새 활로
입력 2017-06-12 15:37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필러 시장 진출과 해외 수출로 성장 활로를 찾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필러는 주름이나 함몰된 부위, 여드름 흉터, 얼굴 윤곽 등을 개선하기 위하여 피부나 피하 지방층에 주입하는 외부 물질을 뜻하며 최근 주름 개선이나 미용 목적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만든 필러 '이브아르'의 2016년 매출은 583억원으로 전년 371억원 대비 57.1% 성장했다. 200억원대였던 2014년에 비하면 두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브아르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박희재 담당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믿고 쓸수 있는 제품'이라는 시장 신뢰와 인지도를 얻었다"며 "경쟁 제품 대비 한발 빨랐던 중국 시장 진출도 매출 성장에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올 초 탄성과 응집력을 한단계 높인 프리미엄 라인 이브아르 '인텐시브 플러스'를 내놓으며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진출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24%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8일 대화제약은 독일 필러제조회사인 S&V테크놀러지사를 인수했다. S&V테크놀러지는 피부 미용을 위한 히알루론산 필러와 의학적으로 사용 가능한 생체 재료 개발 및 생산을 하는 회사로 세계 40여개 국가에 필러와 피부미용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S&V테크놀러지를 인수함으로써 안정적인 필러 제품 공급원을 확보했다"며 "제품 질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시중에 출시된 경쟁 제품 대비 우위에 있는 필러들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도 올초 히알루론산 필러 네오벨을 출시하고 필러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를 위해 청주공장에 필러 전용 생산시설도 새로 갖췄다.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이 적용된 원료를 사용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KGMP 시설에서 제조한다는 점을 내세워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필러 매출 증가를 위해 지난해 일동히알테크를 별도 법으로 설립했다"며 "히알루론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관계사인 미용성형의료기기 전문업체 일동에스테틱스와의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필러시장 규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연평균 27.4%의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가 약 13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최소 1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은 데다 나이보다 어려보이고자 하는 '동안 열풍'까지 불면서 상대적으로 시술이 간단하고 위험은 적은 필러와 보톡스 수요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톡스는 의약품으로 분류되면서 관련 연구개발이나 임상, 허가가 까다로운 반면 필러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임상, 허가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팔리는 필러 대부분이 수입 제품이었으나 2011년 이브아르를 필두로 국내 제약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국산 필러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졌다. 2015년 기준 국산 필러의 점유율은 53%로 전체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K뷰티' 붐을 타고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필러는 지난해 전체 의료기기 가운데 전년대비 수출 실적이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으로 조사됐다. 국내 필러업체의 지난해 수출 규모는 1억3900만달러로 전년 8000만달러 대비 73.8% 증가했다. 생산규모도 전년대비 72.7% 증가한 1887억원을 기록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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