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요동친 KIA 선발진, 자연스럽게 이뤄질 김기태 복안
입력 2017-06-12 05:52 
KIA의 히트상품 임기영(사진)은 두 번째 완봉승 후 다소 쉬어간다. 폐렴 증세로 일단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김기태(49) KIA 감독은 최근 선발진 운영방식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핵심적으로 관통하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과 피로다. KIA는 로테이션이 순항하고 있는 팀으로 꼽히지만 이제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으며 또 어느 팀이나 끝까지 좋은 흐름만 유지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휴식날짜를 하루씩 늘려준다거나 혹은 로테이션, 엔트리를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며 적절하게 변화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KIA 선발마운드가 요동쳤다. 좋은 의미, 나쁜 의미가 다 포함된 내용.
좋지 않은 소식은 일단 초반 극강의 페이스를 자랑했던 양현종(30)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양현종은 개막 후 7연승 가도를 달렸고 8번째 경기인 5월14일 SK전까지 순항했다. 그런데 이후 등판한 네 경기서 극도로 부진한 내용을 선보였다. 네 번의 등판 동안 무려 23점을 실점했다. 33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볼넷은 10번이나 내줬으며 18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양현종은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 있긴 했다. 게다가 올 시즌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로 인해 몸을 일찍 만들었다. 지난해 200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예견된 고비가 왔다는 분석이다. 김 감독이 선발진에 대해 걱정을 했던 근본적인 이유의 중심에 양현종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팻 딘(29)도 불안한 모습이 엿보였다. 아직 부진하다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6월 들어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다. 3일 삼성전서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7피안타 2볼넷을 내주더니 급기야 10일 넥센전에서는 3⅔이닝 9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안 좋은 피칭을 펼쳤다. 세부적인 지표도 따라오지 않고 있는데 경기를 지배할 확실한 결정구가 보이지 않다보니 제구가 되지 않는 날 연거푸 안타를 내주기 일쑤였다. 피안타율은 3할이 넘고 6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허용했다.
개막 후 7연승 가도를 달린 양현종(사진)은 최근 등판한 네 경기서 급격히 난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물론 반대로 좋은 소식도 전해졌다. 올 시즌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임기영(25)이 지난 7일 한화전서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내며 파란을 일으켰다. 임기영의 성적은 7승2패 평균자책점 1.82. 실로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어떤 측면에서 에이스에 버금가는 활약이라 볼 수 있다.
다만 호사다마일까. 임기영은 승리의 환호가 가시기도 전 폐렴 증세를 호소했다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단 임기영의 몸 상태는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휴식의 의미도 있어보였다.
헥터(31)는 9연승 째다. 개막 후 패전투수가 된 적이 없다. 6이닝 이하를 던져본 적도 4개 이상 볼넷을 내준 적도 없다. 팀의 확고부동한 일명 승리요정이자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떠오르는 깜짝스타로 정용운(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주어진 기회를 완벽히 살려내며 5선발 이상의 히든카드로 급부상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5선발 자리는 김진우(35)가 자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던 찰나 9년차 정용운(28)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는 각각 팀이 3연패, 2연패라는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선발 등판해 두 번 모두 이를 끊어내는 활약을 했다. 구속은 느렸지만 예리했던 제구력 그리고 간절함이 더해진 집중력으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중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은 안정감까지 선보이며 유력한 5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김진우의 보직도 불펜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처럼 좋은 소식과 그렇지 않은 소식이 더해지는 KIA 선발마운드. 임기영의 일시적 이탈, 양현종의 부진, 정용운의 급부상 등 새로운 변수들 때문에라도 김 감독이 구상한 일정 및 엔트리 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롱릴리프 고효준의 최근 호투와 김진우의 각성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겠지만 KIA 마운드 실타래는 얽혀있지만은 않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