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너무 많은 은행권 수신상품, 대표상품 중심 `정비 중`
입력 2017-06-11 16:15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긴장한 시중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의 라인업을 대거 정비하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비대면 상품을 강화하고 우대금리 혜택을 대표상품에 몰아주는 반면,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던 비인기 상품은 대거 축소하는 추세다.
이같은 '수신상품 슬림화' 는 시중은행들이 진행중인 영업점포 통폐합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수신상품은 작년말 317개에서 올해 6월초 현재 290개로 줄어들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달부터 66개 수신상품 가운데 9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2개과 적금 7개 신규가입이 이달부터 제한된다.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20개 수신상품을 중단해 현재 81개 수신상품을 판매 중이며 KEB하나은행도 올해 들어 5종 수신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8개, NH농협은행은 24개 예·적금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며 우대 금리 혜택을 몰아주는 '대표 상품 '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이처럼 수신 상품 다이어트에 나선 것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4월초 첫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가 정기예금 연2.0%, 적금 연2.5%대 금리로 신상품을 내놓자 기존 은행들은 부랴부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카카오뱅크도 본격 영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에 시장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의 영업팀도 상품 숫자를 줄이고 서비스 혜택을 집중시키는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중 은행들은 특히 예·적금 금융상품에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인터넷은행에 맞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달초부터 기존 적금상품을 스마트폰 전용으로 대거 교체했다. 이 은행은 생활금융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리브 전용 상품인 'KB리브와 함께 매일매일적금'이나 스마트폰 전용상품인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을 내놨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품 리모델링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 중"이라며 "그 주기가 점차 빨라져 현재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권과 제휴를 맺은 수신상품이 고객들의 기호 변화로 수명 주기가 짧아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회사인 이베이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톡톡쇼핑적금'을 판매하다가 고객들의 호응이 줄어들자 최근 상품 판매를 종료했다. 우리은행은 이후 배달앱(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자 '배달의 민족'과 제휴한 '희망배닭예적금' 판매를 시작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 항공사, 인터넷쇼핑몰, 대형서점, 통신사 등 이종업체와 제휴를 맺은 수신상품이 늘어나면서 고객 선호와 시장 상황에 따라 신상품 도입과 폐지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최근 고객 호응이 높은 상품의 우대금리를 강화하고 핀테크를 활용해 고객 편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예·적금 수신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연을 목표로 하는 '다짐실천 적금'을 '위비꾹적금'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존 상품은 금연에 한정됐다면 새로운 상품은 모든 다짐을 목표로 설정 가능하고, '꾹' 버튼 한번으로 즉시 입금이 가능토록 편리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또 어린이를 대상으로 '위비프렌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위비꿀청춘', 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웰리치100'을 잇따라 출시했다. KEB하나은행도 유년기 통장, 가족형성기 내집마련 적금 등 고객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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