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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 2루 출전…결정적인 실책 저지른 로맥
입력 2017-06-08 21:55 
8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5회 초 2사 3루에서 SK 2루수 로맥이 넥센 김웅빈의 타구를 잡았으나 송구를 늦게 하는 실책을 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한계일까. 첫 선발 2루수로 출전한 제이미 로맥(32·SK와이번스)이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로맥은 8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5번 2루수로 출전했다. 지난달 11일 KBO리그 데뷔 이후 첫 선발 2루수 출전이다. 24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때린 로맥은 SK 입단 당시부터 장타력과 함께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4월 마이너리그의 선수로 뽑힐 정도의 장타력은 KBO에서도 통하고 있다. 거포군단 SK는 로맥의 가세로, 지뢰밭 같은 타선을 구축했다. 최정-로맥-한동민-김동엽이 빅4를 형성했다.
로맥의 수비 위치는 그 때 그 때마다 다르다. 때로는 1루수, 때로는 3루수,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다만 이 경기 전까지 2루수로는 경기 도중 수비 위치 변경으로 소화한 적만 있었다. 전날(7일) 넥센전에서도 9회초부터 1이닝 동안 2루수로 뛰는 등 총 3경기에서 4이닝 동안 2루를 책임졌다. 하지만 2루수로서 경험이 풍부한 편은 아니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그는 2루수로 통산 25경기에만 출전했을 뿐이다.
그래도 트레이 힐만 감독은 로맥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하기 위해 2루로 기용하기로 했다. 주전 2루수 김성현(30)이 최근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컸지만, 테스트의 성격도 강했다. 하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해도, 수비력이 그리 좋지 않은 로맥의 2루 기용은 실패한 도박이 되고 말았다.
결정적인 장면은 SK가 3번째 실점을 한 5회에 나왔다. 0-2로 넥센이 뒤진 5회초 SK선발 문승원은 선두타자 허정협에 우전안타를 내줬고, 이어진 2사 2루, 넥센 3번타자 김웅빈 타석때 폭투로 2사 3루 위기를 맞았다. 이때 문승원은 김웅빈을 평범한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약간 유격수 쪽으로 치우친 타구여서 2루수 로맥에 타구를 잡는데 역동작이 걸렸지만, 다른 2루수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로맥은 공을 잡은 뒤 글러브에서 바로 빼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1루에 성공했고,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기록은 2루수 실책. 결국 넥센은 3-0으로 달아났다.
로맥의 불안한 수비는 8회에 한 차례 더 나왔다. SK는 5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붙었다. 2-3으로 추격하던 분위기에서 8회 2실점하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2실점 과정에서도 로맥의 다소 아쉬운 수비가 있었다. SK는 무사 만루에서 김민성이 유격수 쪽 타구를 날렸다. 6-4-3 병살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유격수의 송구를 받아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로맥이 다시 옆동작이 걸리며 1루에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타구가 느려, 처리하기 쉽지는 않았지만, 2루수로 매끄럽지 않은 장면이었다.
이날 로맥은 타석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다. 뜬공만 3차례였고, 삼진도 1차례 당했다. 수비에 너무 신경을 썼는지, 타석에서의 위력도 반감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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