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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 따끔한 예방주사, 카타르전 근심도 커졌다
입력 2017-06-08 06:01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6일 뒤 승장이 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월드컵 예선이 아니라 평가전이다. 평가전을 매번 이길 수도 없고 이길 필요도 없다. 평가전의 목적은 ‘연습이다. 그리고 모의고사일 뿐이다. 부족한 점을 찾아내 보완해가기 위한 ‘거울이다.
그 점에서 이라크전은 따끔한 예방주사였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에 영향을 끼칠 중대한 경기를 앞둔 한국이다. 결전의 장소로 떠나기 전 더 날카로운 창과 더 견고한 방패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더운 날씨 적응, 중동 축구 경험, 개인 컨디션 점검, 조직력 향상, 부분 전술 완성 등 어느 것 하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내내 답답했다. 이라크의 골문을 여는데 애를 먹었다. 후반 16분 김창수(울산 현대)의 패스를 빗맞힌 황희찬(잘츠부르크)가 오른발 슈팅이 가장 골에 가까운 순간이었다. 그만큼 결정적인 장면이 없었다. 소나기슈팅은커녕 유효슈팅조차 없었다.
선수들은 더위에 지친 듯 했고, 침대축구가 없어도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 컨디션은 제각각이었다. 전,후반으로 크게 나눠 다른 전술을 시험했는데 스리백 수비 카드는 실패였다. 기성용의 장점마저 잃게 만들었다.
이라크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평가전이다. 그렇지만 ‘이 경기력으로 카타르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호가 생긴다. 한국은 6일 후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갖는다.
최소 A조 2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카타르를 이겨야 하는 ‘절박한 한국이다. 무승부나 패배는 치명타다. 그렇기 때문에 이라크전을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다. 사기 진작 차원에서 승리도 중요하나 준비과정이 더 중요했다. 결과보다 내용이었다. 몇 가지 수를 준비하고 시험했으나 전체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 슈틸리케호였다. 답답함만 불러일으켰다.
한국은 8개월 전 수원에서 카타르를 힘겹게 꺾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한 번도 평탄한 적이 없다. 이겼던 경기도 끝까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4월 재신임을 받았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슈틸리케 감독의 위치만이 아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슈틸리케호의 현주소다. 그래서 카타르를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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