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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만 만나면 고전…오늘도 진땀 흘린 두산
입력 2017-06-07 22:03 
두산은 삼성에게 두 차례나 동점을 허용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5회말 정진호의 2점 홈런이 결승타였지만 그 뒤에도 삼성의 반격을 막아내느라 바빴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TV로 다시 봤는데 재밌더라. 승부가 뒤집히고 또 뒤집히지 않았나.” 7일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하루 전날 삼성과 혈투를 복기하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결과적으로 연장 접전 끝에 10-12로 패했으나 야구팬을 즐겁게 한 명승부였다고 했다.
그래도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것은 어쩔 수 없다. 삼성만 만나면 이상하게 꼬인다는 김 감독의 토로다.
두산은 김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2015년) 삼성을 상대로 5승 11패로 열세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10승 6패로 우세를 보였다.올해도 삼성전 4승 1무 2패로 근소한 우세다.
하지만 결과와 다르게 내용은 팽팽했다. 외줄을 타는 것 같은 긴장감이 팽배했다. 7번의 승부에서 연장만 3차례였다. 역전극도 4번이었다. 두산이 2차례 대승을 거뒀으나 2점차 이하 승부가 5번으로 훨씬 많았다.
최근 들어 득점도 많아졌다. 난타전이다. 지난 6일 경기도 두 팀 합쳐 27안타 14사사구 22득점을 기록했다. 홈런 4개나 나왔다. 그 살 떨리고 박 터지는 승부는 계속됐다. 화약은 7일에도 터졌다.
두산은 1회말 홈런 포함 안타 3개로 3점을 뽑았다. 우규민은 1회말에만 30개의 공을 던졌다. 승부의 추는 두산에 기우는가 싶었다. 그러나 삼성의 추격은 거셌다. 2회초 4타자 연속 안타로 유희관을 두들겨 3-3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이 3회말 러프의 실책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우규민의 제구가 흔들린 4회말에는 3점을 뽑았다. 이번에는 4점차 리드였다.
그러나 6월 들어 팀 타선(타율 0.337)이 뜨거운 삼성은 포기를 몰랐다. 5회초 유희관의 폭투로 1점을 만회한 뒤 러프의 3점 홈런으로 다시 한 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각각 3연승 중이던 두 팀의 선발투수(유희관 6이닝 7실점-우규민 4이닝 7실점 6자책)는 나란히 7실점을 기록, 웃음기가 사라졌다.
삼성은 비록 두산에 패했지만 거센 추격을 펼쳤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두산은 동점은 허용하되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5회말 정진호가 2번째 투수 최충연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2사 후 민병헌이 끈질기게 최충연과 붙어 볼넷을 얻어낸 게 주효했다.
정진호의 홈런은 KBO리그 통산 23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한 퍼즐이었다. 그리고 두산의 30승(1무 24패) 고지를 이끈 결승타였다.
하지만 두산은 경기 끝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삼성의 반격에 간담이 서늘했다. 7회초 2사 1,3루-8회초 1사 2루-9회초 2사 1,2루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루 전날 4이닝 8실점의 방화를 한 두산 불펜은 명예를 회복했다. 이틀 연속 등판한 김승회, 김성배, 이현승(이상 ⅔이닝), 이용찬(1이닝)은 3이닝 무실점 릴레이 피칭으로 삼성의 추격을 힘겹게 뿌리쳤다. 두 팀의 이날 안타는 홈런 3개 포함 총 23개(사사구는 총 9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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