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대라도 더 대려고…아파트마다 사라지는 놀이터
입력 2017-06-07 19:30  | 수정 2017-06-11 20:40
【 앵커멘트 】
아파트 단지마다 매일 같이 '주차 전쟁'이 벌어지죠.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한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상황이 심각한데요.
1대라도 더 대려고, 요즘엔 놀이터까지 뜯어내고 주차장을 짓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달 전 주차장 확장 공사를 한 울산의 한 아파트.

50세대가 살지만 주차장은 고작 8곳뿐이어서 차량 6대를 더 댈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겁니다.

주차장을 지은 곳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놀이터가 있던 곳입니다.


▶ 인터뷰 : 정점순 / 아파트 입주민
- "주차면에서는 솔직히 좋아졌는데요. 흙이 있는 놀이터가 없어지니까 좀 삭막한 느낌…."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아파트도 같은 이유로 놀이터를 뜯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입주민 2/3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아파트 세대수에 따라 놀이터를 완전히 철거하거나 총 면적의 절반을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있는데, 대부분 그 자리에 주차장을 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부산 OO아파트 경비원
- "지금은 차들이 많아서 비좁아요. 차 댈 데는 없으니까…."
- "(주차장) 만들 공간이 놀이터밖에 없어서 그런가요?"
- "네, 그거(놀이터)밖에 없어요."

아파트는 세대수가 아닌 전용면적에 따라 주차장 면적이 정해지다 보니 작은 평수 아파트는 실제 한 집 당 1대도 주차할 수 없는 형편.

결국,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마저 자동차가 점령해버린 겁니다.

▶ 인터뷰 : 조현옥 / 5세 아이 둔 엄마
- "막상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놀이터가 (없는 게) 너무 아쉬운 거예요. 저희는 주차장에서 놀거든요. 그래서…."

최근 5년 사이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만든 아파트는 부산에만 80여 곳,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아파트 주차장과 놀이터 설치에 대한 현실적 규정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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