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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홍콩] 이제 IT혁신기업의 투자매력은 `균형`
입력 2017-06-07 17:18  | 수정 2017-06-07 19:44
우리는 투자자로서 업계의 판도나 세계적 추세를 바꿀 수 있는 혁신 아이템 혹은 기업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텐센트, 알리바바 등 기술혁신 기업들이 전통적 소매기업보다 높은 성장을 통해 월등한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첫째, 이용자 규모다. 전통적 기업들은 세계 전역에 퍼져 있는 고객들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물리적으로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 기업들에 물리적인 어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리바바의 경우 4억명, 텐센트의 경우 8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유니레버와 네슬레 등 기존의 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둘째, 최근의 첨단기업들이 고객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더 유의미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기술혁신 기업들은 전통적 소매기업보다 훨씬 이전에 고객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들은 데이터가 고객의 지갑을 열어줄 열쇠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텐센트를 살펴보자. 텐센트의 도전과제는 위챗(WeChat), 큐존(Qzone)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자에게 사용하게 하고 동시에 광고 및 프로모션과 같은 추가적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했다면 수익을 창출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 중도를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빅데이터 분석이다. 루팍스(Lufax),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 위뱅크(Webank)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은 이용자 성향을 잘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중소기업 및 채널금융으로 영역을 넓혔다. 알리페이의 경우 4억5000만명의 실사용자가 있고 1억건 이상의 일일 거래량을 나타내고 있다. 루팍스는 2015년에 350만명의 실사용자를 기록했고 100조원에 달하는 거래를 보였다. 텐센트 역시 광범위한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 카드회사와 대결하는 모습이다. 기존 카드회사의 경우 평균 1.00~1.25%의 결제 수수료를 부담시켰는데, 텐센트는 스타벅스 같은 대형 외식업체에 수수료를 0.60%로 제안했다.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과 비용 경쟁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규모 이용자를 통해 이 결제 플랫폼은 스타벅스 차이나 판매량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위챗 사용자들의 연령대와 사용 이유는 다양하다. 빅데이터 기업들은 이 사용자들의 사용정보를 통해 이미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모았다. 이제 이 다음 단계는 고객정보 분석을 통해 실사용자가 관심을 갖는 프로모션이나 그들이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이점 때문에 혁신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기업은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 정보 및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정보 및 제품을 제공한다.
우리는 지금 혁신기업의 서비스에 놀라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서두에 썼던 것처럼 누가 나를 이해해 주고 있다는 느낌보다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놀라움을 넘어 거부감이 들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까지 분석해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즉 혁신도 균형을 지키는 것이 고객에게 더욱 오래 선택받는 길이 될 것이다.
[라울 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CIO][ⓒ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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