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8일 애플 경영진 만난다
입력 2017-06-07 16:48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애플 경영진을 만난다. 삼성이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앞둔 시점이어서 양사의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일 미국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에서 권 부회장은 미국에서 다양한 거래선을 만날 예정이며 핵심 일정은 8일(현지시간) 애플 경영진과 회동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년을 맞아 가을 출시할 아이폰8에 OLED를 공급한다. 애플이 아이폰에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탑재 모델 전량인 1억대 분량을 연말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이 분야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점유율 95%를 점유한 만큼 애플도 당분간 삼성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한국에서 패널을 생산한 후 베트남에서 연성회로기판(RF PCB), 터치센서 부품을 연결하는 모듈화를 진행한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해 2억대 이상을 생산하는 '큰손'이다. 애플의 품질 기준은 까다롭지만 아이폰이란 막강 브랜드로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만큼 삼성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애플은 아이폰에 홈버튼을 없애고 화면 위에 지문 인식을 하는 방식 등 다양한 신기술을 아이폰8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모델에도 OLED 탑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로선 애플이 다른 업체에 OLED 생산을 맡길 가능성은 낮지만 주요 부품을 한 회사에서만 공급받는 것은 공급망관리 차원에서 애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공급에 대비 수조원의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모두 관할하고 있는 권 부회장의 이번 방문에 결과가 양사 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 중이지만 이번 방문 결과에 따라 추가 투자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한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과 특허 소송을 벌인 이후에는 대만 업체에 AP생산을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사업부인 DS(부품) 부문 내에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했다. 반도체를 주문받아 생산하는 이 사업은 그동안 시스템LSI사업부 내 한 팀이 맡아왔지만 최근 독립적인 사업부로 격상됐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시절부터 파운드리 강화를 삼성전자 반도체의 숙원 사업으로 삼았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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