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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근 5년간 주요 그룹오너의 매입 주식 분석
입력 2017-06-07 16:18 

대기업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수치상 지분가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그 기업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은 7일 주요 대기업 중 최근 5년내 총수일가 핵심인물의 지분율 변동이 눈에 띈 기업들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결과 최근 5년간 가장 현저하게 지분율 변동이 있었던 인물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다.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더디지만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정 부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룹 내 어떤 계열사가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 부회장은 현대차 지분율을 높이는 반면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의 지분율이 낮추는 추세였다. 정 부회장은 2014년말 0%이던 현대차 지분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사들여 2015년 2.28%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2013년말 40%에 달하던 이노션 지분은 2014~2015년 2년간 매각하며 현재 2%까지 낮아진 상태다. 현대글로비스 지분도 2015년 1월 매각해 31.9%에서 23.3%로 떨어졌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의선 부회장의 모든 보유 지분가치만 2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정 부회장은 향후에도 현대차 지분을 지속적으로 취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 변동은 해당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 10월 11일 26만4500원을 기록한 후 2015년 7월(12만3500원)까지 하락한 현대차 주가는 정 부회장의 지분매입 후 현재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말 28만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4만7000원까지 떨어졌고, 이노션도 2015년말 7만원에서 올해 1분기 6만1600원으로 하락했다.
삼성그룹에선 단연 삼성물산이다. 최근 삼성이 삼성전자 주도의 지주사 전환 추진을 철회한 상황에서 총수일가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그룹 재편과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때문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초 지분매입을 통해 삼성물산 지분을 2015년말 16.4%에서 현재 17.1%로 늘렸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수 및 삼성물산이 확보하는 방향이 유력해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2014년말 5.3%이던 롯데제과 지분을 2015년 8.8%로 늘렸고, 올해도 추가로 매입해 현재 9.1%다. 이는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었던 2014년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확보 이후 벌어진 일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은 롯데쇼핑(7.9%), 롯데칠성(19.3%), 롯데푸드(9.3%) 등 상장사와 롯데리아(13.6%)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 96.3%"라며 "롯데제과는 향후 보유 중인 비상장계열사의 상장 이후 가치 재평가와 식품사업 총괄 지주사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 주가는 2014년말 18만원대에서 2015년말 23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6년 5월 액면분할한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장내매수를 통해 최근 5년간 효성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2년 7.26%로 동생인 조현상 사장(당시 7.9%)보다 작았지만, 2013년 9.9%, 2014년 10.8%에 이어 올해 3월 14.2%까지 높아졌다. 효성 주가 역시 2012년말 7만3000원에서 올해 3월말 13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나덕승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그룹의 핵심 사업을 펼치고 있는 실질적인 지배회사"라며 "비교적 무난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효성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해 순수지주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G그룹의 후계자로 유력한 구광모 LG상무는 지주사인 LG의 지분율을 높이는 중이다. 2012년 4.72%에 불과하던 지분율을 올해 3월 6.24%까지 확대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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