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IST, 스핀 트랜지스터 상온서도 작동 첫 확인
입력 2017-06-07 15:29 
장준연 소장

전자의 회전(스핀) 현상을 활용해 낮은 전력으로도 구동할 수 있는 스핀 트랜지스터가 상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그동안 스핀 트랜지스터는 영하 200도 이하 저온에서만 작동한다는 단점 탓에 상용화에 차질이 있었다. 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이 연구원 소속 장준연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과 박태언 스핀융합연구단 박사팀은 최근 반도체 나노선을 이용해 상온에서 고효율로 스핀을 주입하고 검출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선은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1m) 수준의 매우 얇은 폭을 지닌 선형 구조체로 전기전자나 화학, 바이오공학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연구팀은 질화갈륨 반도체 나노선을 이용해 상온에서도 10% 이상 높은 스핀 주입률이 가능하다는 걸 밝혔다. 특히 주입된 스핀전자가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이상을 이동해도 스핀 정보의 손실 없이 반도체 채널을 이동한다는 것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진은 반도체 나노선에 의해 형성된 서로 다른 결정면 방향을 이용해 스핀 주입 신호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요소 기술들을 결합하면 영하 200도 이하 저온에 머물러 있던 스핀 트랜지스터의 동작 온도를 상온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실용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가 전자의 전하만 이용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스핀 트랜지스터는 전하와 동시에 스핀을 이용해 전자소자를 구동하는 저전력 고성능 기술로 기존 트랜지스터에 비해 처리 속도는 높지만 발열량은 낮다. 이 스핀 트랜지스터가 상용화될 경우 기존 반도체 한계를 극복해 비휘발성 초고속·초저전력 전자소자 개발이 가능하다.
KIST 연구진은 지난 2009년 스핀 트랜지스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후 이 트랜지스터의 동작 온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스핀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려면 10% 이상의 높은 스핀 주입률과 주입된 스핀이 500㎚ 이상 스핀 완화 거리를 가져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를 만족시켜 향후 고성능 트랜지스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장준연 KIST 소장은 "반도체 스핀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동작 온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나노 소재를 활용한 신기술은 스핀 트랜지스터의 동작 온도뿐 아니라 소자 성능과 집적도까지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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