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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동 일대에 `남촌` 만든다
입력 2017-06-07 15:27 

회현동 일대가 북촌·서촌과 어깨를 나란히할 '남촌'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7일 2018년까지 총 15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회현동 일대 50만㎡를 재생하는 '남촌 재생플랜'을 발표했다. 대상지 내 옛길을 가꾸고 20세기 초·중반에 건설된 가옥을 재생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북촌과 함께 한때 서울의 핵심 주거지역이었던 청계천 이남 지역 남촌의 가치를 되살리겠다"고 설명했다. 회현동은 예로부터 '남주북병(南酒北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술 문화가 유명한 지역이었다. 시는 이같은 전통을 고려해 회현동과 남산 주변을 함께 살고 노닐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끝나면 서울역과 남산을 잇는 보행네트워크도 완성된다.
시는 이번 재생 사업을 통해 우리은행 본점 앞 500년된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보행광장을 조성한다. 또 회현제2시민아파트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인 전용 창작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홍콩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PMQ를 벤치마킹했다. PMQ는 1889년 건립돼 공립학교와 경찰기숙사로 사용되다 지난 2010년 홍콩 정부 지원으로 디자이너 등 예술인 구역으로 변신했다. 시는 현재 회현시민아파트 리모델링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 중이다.
1930~40년대 건축 양식을 유지하고 있는 근현대 가옥과 건물 밀집지역에는 보전형 재생 사업을 진행한다. 시는 주택개량에 필요한 외관 보수 비용을 최대 6000만원까지 보조하고, 건축기준 완화를 위한 건축조례 개정 등 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옛 골목길을 가꾸기 위해 담장·벽면 개선과 함께 CCTV·야간조명도 설치한다.

진 본부장은 "오래된 집을 모두 개선하는 것은 아니고 한옥과 근현대 가옥 중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걸러내기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산 소파로 아래 1만 7872㎡ 규모 남산 공원 일대는 산책로와 생태숲 놀이터로 재조성한다.
시는 '남촌 재생플랜'을 기존에 진행 중이던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 '남산애니타운 사업' 등과 연계해 실시한다. 회현동부터 남산 예장자락에 이르는 지역의 통합 재생을 시도하는 것이다. 시 경제진흥본부는 남산 예장자락 인근 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남촌과 애니타운을 연결하는 보행로를 조성하는 내용도 이번 재생 사업안에 포함됐다.
물리적 재생과 함께 주민과 상인이 남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도 병행한다. 옛 길과 건축자산을 활용한 탐방로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남촌만의 술 브랜드를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남촌 재생플랜'은 중림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일대를 비롯해 총 5개 권역으로 나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의 세부 계획 중 하나다. 시는 '남촌 재생플랜'을 포함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을 이달 중 수립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6월), 시의회 의견청취(8월), 도시재생위원회 심의(10월) 등을 거쳐 12월 중 고시할 예정이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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