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대 남성 `슈퍼에 살인범` 환청에 굴착기로 건물 부숴…조현병 범죄 잇따라
입력 2017-06-07 09:2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40대 조현병 환자가 굴착기를 몰고 건물과 차량을 부수다 검거됐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지난 5일 굴착기로 건물과 주차 차량 2대를 부순 혐의(특수손괴)로 양모(46)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양씨는 전날 오전 1시20분께 전남 화순군 이양면에서 슈퍼마켓 건물과 주차해 놓은 차량 2대를 굴착기를 운전해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가 굴착기로 슈퍼마켓 건물을 부수자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노부부가 깜짝 놀라 피신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양씨는 사건 현장 인근에 열쇠가 내부에 보관된 채 주차된 A(50)씨의 굴착기를 훔쳐 운전해 슈퍼마켓 건물을 굴착기 삽으로 부순 것으로 드러났다.
슈퍼마켓을 부순 양씨는 이후 주변에 주차된 승용 차량과 화물차량도 잇따라 부쉈다.
15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아온 양씨는 "슈퍼마켓에 살인범이 있다. 굴착기로 잡아라" 등 환청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에 거주하는 양씨는 환청을 듣고 버스를 타고 사건 장소까지 홀로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결과 양씨가 사실상 홀로 지내는 '외톨이'였다"며 "조현병을 오랫동안 앓아 왔지만 최근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망상이나 환청에 시달리면서 이상행동을 보이는 중증 정신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사리분별력이 없어져 불특정 상대에게 '묻지마'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엔 조현병 환자 등 중증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앞서 3월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선 조현병을 앓고 있던 10대 소녀가 8살 초등생을 유괴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월에는 '아버지를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는 환청에 시달리던 30대 남성이 결국 자신의 아파트에서 잠을 자던 아버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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