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TV·DTI 50%수준 강화 유력
입력 2017-06-05 18:02  | 수정 2017-06-05 20:02
'초이노믹스' 이전으로 돌아가는 가계빚 규제
2014년 8월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조치가 완화된 지 3년 만에 다시 규제 강화로 방향을 튼 것은 투기심리로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너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금융당국은 2002년 LTV 도입, 2005년 DTI 도입 이후 LTV와 DTI 규제를 강화·완화해온 냉온탕식 처방이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LTV·DTI 규제에 다시 손대는 데 미온적이었다. 또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이 최근 전 세계적 저금리 기조와 전세에서 월세·매매로의 주택 거주 패턴 변화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판단도 규제 강화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새 정부가 출범하고 부동산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고 정부 내부에서 전방위적인 규제 강화 논의가 빗발치면서 금융당국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연거푸 LTV·DTI 등 규제 개편 검토의 필요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5일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조기에 행정지도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향후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규제 강화 발표 시기는 6월 중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지표가 뚜렷한 오름세와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규제 강화론에 무게를 두게 만들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월 대비 0.03% 상승에 그쳤던 서울 주택 가격 상승률이 지난 4월 0.23%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0.35%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활황에 유동성까지 풍부해지면서 한동안 감소세를 유지해온 주택대출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월 대비 주택대출 증가폭이 5월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과 시장 활황으로 이 같은 증가세가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최대 취급 은행인 KB국민은행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대출이 3월 말까지 전월 대비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 1213억원, 5월 5625억원 늘어나는 등 큰 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은 LTV·DTI 강화 조치에 따른 지역별, 집값 금액대별, 차주 유형별 영향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LTV와 DTI 규제가 2014년 8월 1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LTV는 기존 70%에서 대출 방식에 따라 50~70%로 변경된다. 만기 10년 이하 단기대출이나 집값 6억원 초과 중고가 주택은 LTV 규제 비율이 50%로 강화된다. DTI 규제와 무관하게 대출한도가 집값(KB시세 일반평균가 기준)의 절반 이하로 제한된다는 얘기다.
다만 10년 이상 원금을 분할상환하고 DTI가 40%인 대출은 기존대로 LTV가 70%로 유지된다. 2014년 7월 이전과 달리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원금 분할상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전면 시행으로 원금 분할상환 관행이 정착됐기 때문에 만기가 긴 원금분할상환 대출을 받는 실수요자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 만기가 짧고 중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주택담보대출자들은 타격이 불가피해보인다.
만기가 10년 이내로 짧은 단기 대출이나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1년 초과 거치식 주택담보대출 등은 규제 강화로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DTI 역시 서울 기준 60%에서 50%로 강화된다. 인천과 경기도는 2014년 8월 이전 기준으로 개편되는 경우를 가정하면 규제 비율이 60%로 변화가 없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로 확산된 부동산 열풍과 평균 집값 상승 추이를 감안할 때 2014년 8월 이전보다 강화된 규제 강화 조치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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