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또 한번 캐스팅 보트 쥔 국민의당, 김상조 손 들어주나
입력 2017-06-05 15:5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국민의당이 고심에 빠졌다. 김 후보자의 재벌개혁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적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채택 의견을 내면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할 수 있어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김 후보자가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서 경제민주화에 평생 헌신한 점을 감안할 때 당의 입장을 심도 논의를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소속 한 정무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본 뒤 김 후보자에 대해 판단하자는 기류가 당내에 있다"며 "청문회 현장에선 김 후보자에 대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청문위원 의사와 상관없이 당 지도부 차원에서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당론으로 정했다. 바른정당도 부적격 의견에 기운 모양새다. 하지만 김 후보자와 같은 성향의 재벌개혁론자들이 다수 포진한 국민의당은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재벌 개혁안인 '상법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온 만큼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면 '자기부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눈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연이어 제기 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부인의 채용점수 변조 사건은 교육부 감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갑질 중의 갑질, 불의와 특혜의 표본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권한대행은 "김 후보자는 당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의) 업무처리를 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큰일 낼 사람이다"며 "협치와 소통은 완전히 끝났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와 강 후보자를 겨냥해 "상한 냄새가 나는 음식이 있다면 버리는게 현명하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분들은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후보 자격조차 없다"며 "만약 자진사퇴를 않고 인사청문회를 강행한다면 송곳 검증을 통해 낱낱이 규명하겠다"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어 정 권한대행은 "이는 대통령의 직무유기로 청문회 강행시 국회 보이콧도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바른정당도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하다고 인식을 공유했다"며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해서는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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