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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이제는 인생 노래할 때"…거미, 15년차에 깨달은 음악
입력 2017-06-05 14:59  | 수정 2017-06-05 15:4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애절한 발라드로 사랑받은 가수 거미가 인생을 담은 다양한 장르에 다시 도전하면서 팬들과 만난다.
거미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스트로크(STROKE)' 발매 기념 음감회가 5일 서울 도봉구 플랫폼 창동61 레드박스에서 열렸다.
이날 거미는 새 앨범 타이틀곡 '아이아이요(I I YO)'를 무대를 처음 공개했다. 이 곡은 꿈을 향해 비상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브리티쉬 팝 장르다.
거미는 무대를 마친 뒤 '아이아이요'에 대해 "제목을 결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자연에 대한 가사가 나온다. '푸른 바다' '무지대' 등의 제목도 생각해봤다. '아이아이요'는 꿈꿀 때 나오는 흥얼거림이다"고 밝혔다.

그는 "길이 프로듀싱을 한 덕분에 힙합 소울 느낌이 강하다. '아이아이요'가 팝이긴 하지만 힙합적인 느낌도 많다. 이별 사랑과 관련한 노래를 해왔는데, 지금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거미는 "길과 음악 얘기를 하다가 프로듀싱을 부탁했다. 작업하면서 더 좋았다. 추상적으로 대화를 하는 데도 서로 잘 알아들었다"면서 "노래를 시작할 때의 표정과 감정이 필요했다. 많이 울기도 했다. 길 오빠가 제가 너무 울어서 화가 났다고 하더라"고 작업 당시를 떠올렸다.
거미가 9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 '스트로크'는 가수 길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치타 보이비 수란 하림 휘성 등이 힘을 보탰다.
수란이 멜로디 작업한 '키스 이건 팁'은 남자를 어르고 달래는 재치있는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 곡이고, 길 치타가 랩피처링한 '그만 말해'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인생에 왈가왈부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노래다.
거미는 '그만 말해'에 대해 "진짜 힙합곡이다. 치타가 랩 피처링에 참여했다. 여자끼리 강한 힙합곡을 하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치타와 함께해 멋있는 힙합곡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빙 유'와 관련해서는 "휘성이 만들어준 노래다. 알앤비 발라드다. 저의 발라드를 바라는 분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곡이었다. 부르는 동안 구름 위에 떠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나갈까'는 거미와 그와 공개 연애 중인 배우 조정석이 작곡과 기타 연주에 참여한 노래다. 당연하듯 지나쳐왔던 일상이 문득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거미는 "(조정석은) 음악에 관심이 많고 음악적으로 뛰어난 분이다. 모니터링을 해주던 와중에 자연스럽게 작업하게 됐다. 앨범에 싣기 위해 작업한 건 아닌데, 앨범에 어울리는 듯해서 수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정규 1집 '라이크 뎀(Like Them)'으로 데뷔한 거미는 '그대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등의 히트곡으로 알앤비 대표 주자로 입지를 다졌다. 이어 '기억상실' '어른아이' '미안해요' 등으로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가 됐다.
거미는 "지금 한국 가요음악 시장의 소비가 빠르다. 정규 3집까지만 해도 팬들이 수록곡들에 관심을 가져주셨다"며 "좋은 곡들이 세상에 나오지 못해 섣불리 정규 앨범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15년째 활동하는 가수로서 '거미의 색깔'이 담긴 정규 앨범을 팬들을 위한 의무감으로 내려고 했다. 저를 발라드 가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여러 장르를 해왔다"며 "발라드로 앨범을 채울 수 있었지만, 책임감도 느꼈고 다른 장르를 했을 때 좋아해주신 분들을 위해서 새롭게 도전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알앤비 장르를 해오던 거미는 드라마 OST 작업에 참가하면서 '발라드'가 그를 대표하는 장르가 된 것이다.
거미는 가수로서 자신의 강점에 대해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감정 전달이다. 노래할 때 저를 일부러 꾸미려고 하진 않는다. 삶을 노래로 표현해서 공감이 잘 이뤄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지만, 저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는 하지 않았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 안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어 "OST를 부를 때 드라마의 내용을 파악하고, 주인공의 성향이나 마음가짐을 상상한다. 주인공의 상황을 생각하고 노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가수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 발라드만 안정적으로 할 수도 있었지만, 다양한 장르를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후배 가수나 대중을 위해서다. 이러한 포부를 담은 앨범이다. 여자 가수가 다양한 장르를 끌어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거미는 "음악에 대해 자만한 적은 없었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음악은 끝이 없구나'라고 느꼈다. 음악에 대한 위대함을 알게 됐다"며 "후배들이 저의 노래를 듣고 자랐다고 하더라. 과분한 칭찬과 용기를 받았다. 그런 얘기를 듣다보니 내가 나를 과소평가하거나 안주했던 듯해서 반성도 했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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