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자체와 한식 명인, 식품업체가 함께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식을 알리는 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끈다.
4일 전라남도와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24~26일 싱가포르 음식업계 종사자와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 문화의 정수(The Essence of Korean Cuisine Culture)'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싱가포르 정부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발효 과학이 각광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전통 장과 김치, 차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직접 나섰다.
행사에는 전라남도와 전남 출신 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여사, 모던 한식 레스토랑의 대표주자 '콩두'의 한윤주 대표, 국내 대표 식품 브랜드 대상 청정원 등이 참석해 한식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전라남도는 땅의 맛, 바다의 맛, 산의 맛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천혜의 자연에서 나오는 풍성한 먹거리를 소개했다. 전남의 신선한 미역·김, 담양의 죽염, 도라지 정과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최고의 간장 명인으로 꼽히는 기순도 여사는 360년 가문, 10대 종부의 손맛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 장을 선보였다. 기순도 여사는 기순도 전통 간장(중간장)을 비롯한 4가지 간장, 고추장과 앙념장, 맛장 등으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상 청정원은 된장, 고추장를 비롯해 소불고기 양념, 파래김, 돌김자반, 홍초 등 현대적인 한식 분야로 사람들이 한식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달 25~26일 이틀간 진행된 '마스터 클래스'도 화제를 모았다. 기순도 여사가 직접 간장·된장·고추장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5년 묵은 진장을 바른 김 부각 등의 음식을 선보였다. 국내 모던한식 업계 1세대인 한윤주 콩두 대표는 현대적인 조리법을 알려주고 한국 전통 민화로 꾸미는 새로운 한식 상차림을 제안해 인기를 모았다. 건강한 주전부리와 전복을 넣은 미역국 시식, 유자차·인삼차 시음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현지 셰프와의 협업행사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싱가포르의 유명 셰프 재키 유(Jacky Yu)가 인기 레스토랑 시얀(XIYAN)에서 기순도 명인의 간장, 고추장, 된장을 써서 새로운 중국 요리를 직접 개발했다. 콩두의 한식 메뉴를 현지 유명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의 셰프가 직접 요리해 내놓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생활문화의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 한식의 다양한 활용성을 증명해 동남아 시장 전반에 한식 열풍이 확산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는 싱가포르 국영노동연맹 산하 이투아이 주최, 동아시아문화교류협회(EACP) 주관으로 지난달 24~26일 열린 '동아시아의 맛(Taste of East Asia)'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전라남도와 대상 청정원은 행사를 각각 후원·협찬했다. 김상우 동아시아문화교류협회 대표는 "음식을 통한 교감과 교류를 통해 서로 다른 나라끼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며 "한식을 통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의 관계가 더 긴밀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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