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마트 재테크+] 장기 분할상환, 단기 일시상환보다 금리 낮네
입력 2017-06-02 16:25 
주담대 분할·일시상환 대출금리 역전 왜?
장기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시상환 주담대 금리보다 더 낮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원래는 대출을 갚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출금리가 높은 게 정상이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대출기간이 길수록 부실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기간이 길수록 당연히 더 높은 대출금리를 차주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부 은행에서 만기가 긴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를 만기가 짧은 일시상환보다 더 낮은 금리로 제공하고 있어 대출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금리가 만기 5년 이내 일시상환 방식보다 더 저렴하다. 지난달 KB국민은행이 신규 취급한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주담대 평균금리가 3.34%로 일시상환 주담대 금리(3.69%)보다 0.35%포인트나 낮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동일한 주담대 상품 분할상환 평균 금리도 3.29% 수준으로 일시상환 금리(3.72%)에 비해 0.43%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주담대 대출이 많은 두 은행 모두 0.3~0.4%포인트 차이로 일시상환 대출금리가 분할상환 대출금리보다도 더 높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은 일시상환보다 만기가 더 길 뿐만 아니라 대출 한도도 더 크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5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만기 20년, 이자율 3.5%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 최대 3억50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이자율 3.5%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하는 경우 만기 1년은 최대 3000만원, 만기 5년은 최대 1억39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처럼 대출 한도가 더 커지면 은행에는 더 위험한 대출로 분류돼 당연히 더 높은 대출금리가 적용돼야 하지만 KB국민이나 우리은행은 그렇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장단기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계부채 부실 위험을 완화시키기 위해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장기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비중을 높이도록 은행권에 요청한 상태다. 일시에 목돈을 갚는 대신 분할상환 방식을 택하면 그만큼 차주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부채의 질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은행권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 비중을 50%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3월 말 현재 KB국민은행 분할상환 비중은 48.57% 선이다. 이 비중을 연내에 55%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일시상환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고객들이 일시상환 대신 분할상환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KB국민 우리은행과는 달리 다른 시중은행들은 장기 분할상환 주담대 금리가 일시상환보다 높은 상태지만 올 들어 금리 격차가 확 줄어든 상태다. 금융당국이 정한 분할상환 목표 비중을 채우기 위해 KB국민이나 우리은행처럼 분할상환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처럼 장단기 주담대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재테크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측면에서 잠재적 대출 수요자들이 당장은 분할상환 방식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박광훈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 부부장은 "분할상환 방식에는 크게 원리금균등분할과 원금균등분할 방식이 있다"며 "대출 2억원, 30년 만기, 대출이자 3.5%를 감안한다면 고객 입장에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시 이자 부담액이 1억2300만원, 원금균등분할 상환 방식은 1억500만원이기 때문에 원금균등분할 상환 방식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