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자리委 `100일 계획` 8월17일까지 시간표 살펴보니
입력 2017-06-01 16:55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이하 일자리위)는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8월 17일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시기별로 선별하고 공공과 민간에서 해야 할 일을 나눴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올 하반기부터 즉각 시행할 사업과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도 정리했다.
우선 정부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추경을 통해 경찰·소방 등 공무원 1만2000명을 연내 선발 완료할 계획이다. 아동안전지킴이나 노인일자리 등 수요가 큰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도 추경에 담아 대폭 확충한다. 노인일자리는 3만개를 더 확보해 참여 인원을 늘리고, 수당은 현행 22만원에서 단계적으로 40만원까지 높인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여야는 내년도 수당을 25만원까지 증액하는 데 합의한 상태다.
추경 예산으로 근로감독관 500명을 증원한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고용 창출'을 주요 지표로 반영키로 했다. 또 주요 정책·예산사업이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보는 '고용영향평가'를 강화하고, 나랏돈이 들어가는 각 부처의 일자리 사업의 적정성·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안도 이달 중 내놓기로 했다.
새 정부는 민간부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당근과 채찍을 함께 준비했다. 일자리의 양적 확대를 위한 정책은 주로 당근책으로 제시하고,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채찍을 가한다.

민간 일자리 확대는 중소기업 지원 확대 및 창업 생태계 조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창업 생태계 조성 종합대책과 정책금융·세제 지원 방안은 8월에 나온다. 투자·고용에 대한 세제 지원 제도를 통합 재설계하는 것도 8월 중으로 마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세액 공제 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수도권 소재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법인세 감면을 늘리는 방식이 검토된다.
구직자 직접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구직수당을 신설하고 이를 추경에 담아 국회 통과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취업 및 자산형성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지원 대상을 현행 5만명에서 6만명까지 늘리고, 지원금도 현행보다 400만원 높인 1600만원까지 정부가 보조하기로 했다.
일자리위는 다음달 중 '신(新)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 방안'도 확정하기로 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취업 지원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 근로자에게 단계적으로 실업급여를 지원 구상안 등을 이에 담을 예정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에는 주로 채찍을 가한다. 공공·민간 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8월까지 마련하는데, 우선 비정규직 과다 고용 대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부과는 지나친 제재라는 지적이 있다. 전체 비정규직 640만명 가운데 대기업 비중이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기업 비정규직이 많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대기업은 여력이 있는데도 인건비를 절감하고 손쉬운 해고를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우선 도입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는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한 '사용 사유 제한'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상시·지속되거나 생명·안전과 관련된 업무 등 2개 영역이 우선 제한 대상이다. 고용부담금에 사용 사유 제한까지 더하면 '이중규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두 제도를 선택적으로 적용하게 틀을 짜고 당장 추진하기 보다는 실태조사를 한 뒤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역시 정부가 강제하지 않는다. 이 부위원장은 "기관장이 단독으로 결정하지 말라는 취지"라며 "일자리위는 △내부 정규직화 △무기계약직화 △자회사화 등의 큰 틀의 가이드라인만 정해주고 구체적 형태는 노사 협의로 정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상향하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된다. 양대 노총이 빠지는 등 현재 파행 상태인 최저임금위원회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오는 29일까지 최소 10% 이상 인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중소기업 부담 완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해 사업주들에게 예측 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국회 논의를 통해 해결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폐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여야는 지난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52시간 단축에는 합의했다. 다만 경과 규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상임위원회 통과가 무산됐다. 새 정부는 6월 임시국회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추진 방향을 잡을 생각이다.
한편 일자리위는 이 모든 과제를 재정·세제 개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지가 같은 데 조금씩 다른 명칭으로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복 사업을 통폐합 하고, 불요불급한 재정사업은 과감히 없앰으로써 예산을 절약하겠다는 것이다. 복지사업의 경우 국고가 내려가고 현장에서 집행될 때까지 수많은 전달 체계를 거치며 낭비되는 '사중손실'을 덜어냄으로써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재정 개혁으로도 재원이 부족하면 고소득자·고액자산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대기업 중심의 비과세 감면을 줄여 실효세율을 올리는 방안의 세제 개혁을 병행한다. 반대로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게는 세제 지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각종 제도를 재설계하게 된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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