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82년생 김지영 `돌풍`…10만부 돌파
입력 2017-06-01 09:48 

기록적인 역주행을 보여주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이 출간 7개월 만에 판매 부수 10만 부를 돌파했다.
2016년 이후 출간된 한국 소설 중 10만 부를 돌파한 한국 소설은 정유정의 '종의 기원', 김훈의 '공터에서',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정도에 불과하다.
'82년생 김지영'은 영화화도 확정됐다. 소설적인 르포, 르포적인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된 '82년생 김지영'은 사건이 아닌 에피소드와 기록 중심으로 흘러가며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영화는 원작의 의도에 충실하면서도 소설 곳곳에 포진한 유머러스하고 공감대 높은 상황을 적극 활용해 '82년생 김지영' 붐을 스크린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제작은 '봄바람 영화사'가 맡는다. '봄바람 영화사'는 두 명의 영화사 출신이 창업한 영화계 신생 제작사다. 소설 속 김지영 씨와 같은 세대를 살아온 두 대표는 올 초 우연히 읽은 '82년생 김지영'에 빠져 이 소설을 회사의 창립작으로 결정했다.

'82년생 김지영'의 인기 상승 곡선은 드라마틱하다. 최초의 화제는 연휴 기간 동안 일어났다. 1월 26일,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만든 카드뉴스가 연휴 동안 SNS에서 공유되며 화제를 낳은 것. 댓글 1482개, 공유 2789회라는 전례 없는 수치는 2배 이상의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루 100여 부씩 판매되던 책이 300여 부 이상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입소문은 온라인 '맘카페'와 온오프라인 독서모임으로 퍼져 나가며 이른바 '충성 독자' '열혈 독자'라 불리는 자발적 마케터들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역주행이 시작된 곳은 국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금태섭 의원은 이 책을 300권을 사서 의원들에게 1부씩 보냈다. "모두 힘을 합쳐 10년 후에는 '92년생 김지영'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였다. 금태섭 의원의 추천으로 판매량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5월 19일, 대통령과 원내대표 오찬회동에서 노회찬 정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하며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탔다. 당시 노회찬 대표의 메시지는 "82년생 김지영을 안아 주십시오" 였다. 성차별, 경력단절, 독박 육아 등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이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화두임을 시사한 '대통력 선물 이슈'로 현재 '82년생 김지영'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각서점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랐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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