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부채 잔존만기 20년→30년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제도(IFRS17)에 대비해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지급여력(RBC) 제도 개선안이 올해 말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당초 새로운 RBC 제도를 6월부터 시행하려고 했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충격이 큰 만큼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보험사 건의를 받아들여 시행 시기를 오는 12월로 6개월 연기한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새로운 RBC 제도의 골자는 보험사 RBC 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하는 보험부채(계약) 듀레이션(잔존만기)을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올해 12월 25년으로 늘린 뒤 내년 12월 30년으로 확대한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 혹은 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민감도 지표다. 현행 RBC 제도는 보험계약 만기를 20년으로 한정하는 반면 IFRS17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금감원이 이번에 부채 듀레이션을 30년까지 늘리기로 한 이유다. 문제는 이처럼 만기를 확 늘리면 보험사가 운용하는 채권 등의 자산 듀레이션과 차이가 커진다는 점이다.
현재는 보험사가 보험계약 만기 20년에 맞춰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금 재원이 되는 자산 운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부채 듀레이션만 늘어나면 자산 듀레이션과 미스매치가 발생해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이는 곧 보험사 RBC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감원이 시행 시점을 6개월 연기하는 한편 듀레이션을 순차적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단 보험사가 원한다면 당장 오는 6월부터 만기를 30년까지 늘릴 수 있게 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