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정남 암살 여성 피고인, 2차 공판 출석해 "몰래카메라인줄"
입력 2017-05-30 14:08  | 수정 2017-06-06 14:38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 피고인들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열렸다.
말레이시아 세팡 법원은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의 사건을 샤알람 고등법원으로 넘겼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민감성을 고려해 사건을 상급법원으로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두 피고인은 올해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노출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북한인 용의자들에게 '몰래카메라' 촬영이라고 속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남아 현지에서는 말레이 정부가 북한 내 억류된 자국민을 귀환시키기 위해서 북한 정권과 타협을 하는 바람에 타국 피고인들만 희생양이 됐다는 여론이 있다. 정작 피고인들에게 VX 신경작용제를 넘겨준 북한 국적자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상태다. 아울러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숨어 있던 나머지 북한 용의자들도 3월 말 전원 출국이 허용됐다. 말레이 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 외교관과 그의 가족을 전원 송환하는 조건으로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용의자들의 신병을 넘긴 것이다. 그중 시티 아이샤를 포섭한 인물로 알려진 북한 국적자 리지우(일명 제임스·30)도 포함돼 있다.
두 피고인의 모국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부는 무고한 이들이 진범의 소행에 넘어가 범행도구로 이용됐다며 말레이 정부에 선처를 요구하고 있다.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달 28일 필리핀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이 (진짜 범인들에게) 이용·조종당했다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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