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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김진우 "어머님들이 소개팅 주선…감사한데 부담"
입력 2017-05-30 07:01 
영화 `쇠파리` 주연을 맡은 배우 김진우.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김진우(34)는 주부 시청자들에게 인기스타다. 수차례 참여한 일일극과 주말극 덕분이다. 부잣집 아들같이 잘생긴 외모에 서글서글한 눈매, 매력적인 미소, 탄탄한 체격 등등. 아주머니들이 좋아할 요건을 고루 갖췄다. 그래서인지 식당이나 시장에서 만나는 어머님들은 소개팅 주선에 나서기도 한단다.
김진우는 "정말 다들 살갑게 대해주신다"며 "자네같이 철없는 사람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며 소개팅을 주선해주시려고 한다. 정말 감사한 일인데 부담스러워 만나지 못한다"고 웃었다.
10여년을 쉼없이 달려온 그는 25일 개봉한 영화 쇠파리(감독 안철호)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았다. 총 피해액만 5조원에 달하고 피해자 수가 7만여명에 이르는 최대 불법 금융다단계 사기 범죄 조희팔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실제 피해자들의 아픔과 실상에 초점을 맞춘 영화 속 김진우는 다단계 사기 피해자인 가족의 한 명으로 사기범을 쫓아 사건을 파헤치며 고군분투한다.
"안철호 감독님과 한 번도 안 해본 여자라는 영화를 같이 했어요. 매스컴에서 봤던 희대의 사건을 영화화한다고 하던데 솔깃했죠. 솔직한 마음으로는 주인공 욕심도 났고요(웃음). 물론 그만큼 책임감과 기대감도 동시에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죠. 성숙한 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감독님의 말이 힘이 돼 참여했어요."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기에 슬픔과 아픔, 분노를 표현하는 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한 그는 "그 사건으로 이혼하고 자살한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내 가족에게 아픔이 생겼을 때를 대입하며 간접적으로 느껴봤다"며 "촬영할 때 우울해진 적이 많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수렁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 우울해졌다가, 소름돋았다가를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사기 사건이 비일비재하잖아요. 이 영화를 통해 조심하자는 경각심을 전했으면 좋겠어요. 또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보다는 그 피해자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전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가 마스터라는 영화와 비교됐는데 그 영화가 정말 많은 투자를 하고 볼거리를 곁들여 관객을 사로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조금은 더 현실 속 우리에게 실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남는 게 있을 것 같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어요."
물론 살짝 아쉬움이 있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 15억원 정도만 되었어도 구현하고 싶었던 걸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는 "적은 예산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려고 모든 사람이 노력했다. 실제 사건인만큼 메시지를 잘 전달해주자는 생각이 있기에 단합도 잘 됐다"고 말했다.
김진우는 "현실에서 사기 피해 경험은 없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전화도 바쁘다는 핑계로 끊어버린단다. 다만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한 기억이 있다. 3번이나 그랬다. 그는 "사회적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게 부족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아직까지 사람을 믿고 좋아한다. 나이에 맞지 않게 젊게, 철없이 사는 것 같다"고 웃었다.
"20대 때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알아야 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사람들을 알려고 할 때 정작 내 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홀해져 떨어져 나가고 있었죠. 내가 잘못생각했구나 느꼈죠. 새로운 사람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나가는 걸 기본으로 두고 다른 이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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