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알파고에 패한 中커제 "밤새 술 마셨다"
입력 2017-05-28 20:48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 알파고에 패한 세계바둑 1위 커제 9단이 "어제 기분이 안 좋아서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고 털어놨습니다.

커제 9단은 28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마이다스리조트에서 열린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개막 전야제에 참석, "어제 알파고에 지니 기분이 안 좋아서 밤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이곳에 왔다. 피곤해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습니다.

커제 9단은 지난 23일부터 전날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를 치렀습니다. 그는 전날 열린 마지막 3국에서도 패하자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루도 제대로 못 쉰 채 한국 가평으로 건너온 커제 9단은 피로를 호소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피곤하지만 젊어서 괜찮을 것'이라고 격려하자 커제 9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출전하는 세계대회가 많아지는 경향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치고 온 커제 9단은 이 대회에 참가한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LG배 결승에 오른다면 상대하고 싶은 선수로 커제 9단을 꼽았습니다. 박정환 9단은 "알파고와 대국한 커제와 결승에서 대국하고 싶다. 서로 열심히 해서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대회에서도 커제 9단과 상대하고 싶다고 밝혔던 '홍일점' 최정 7단은 "커제 9단이 여전히 귀여운데 더 멋있어졌다"며 "대국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커제 9단은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 중 누구와 만나고 싶으냐는 물음에 "멋있다고 해주신 최정 7단"이라고 답했습니다.

알파고와의 대국을 뒤로하고 이제 '인간계 바둑'에 임하는 커제 9단은 "라이벌은 따로 없다. 모든 사람을 다 이기고 싶다"며 변하지 않은 승리욕을 보였습니다.

LG배 본선에는 한국 20명, 중국 8명, 일본 3명, 대만 1명 등 32명이 출전했습니다.

사상 최다 인원을 본선에 내보낸 한국 선수단은 대회 열 번째 우승에 도전합니다.

제21회 대회에서는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입니다.

32강전은 오는 29일, 16강전은 31일 마이다스리조트에서 열립니다. 8강전과 4강전은 11월, 결승전은 내년 2월 열립니다.

이날 대진 추첨식 결과 커제 9단은 원성진 9단과 32강에서 맞붙습니다.

알파고와 상담기를 벌인 천야오예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도 중국 대표로 LG배 본선에 올랐습니다.

한국 기사로는 지난해 알파고와 5번기를 치른 이세돌 9단을 비롯해 박정환·최철한·김지석·원성진·박영훈·이영구·홍성지·윤준상·강동윤 9단과 이동훈·신진서·홍기표 8단, 안성준·이원영·최정 7단, 김정현 6단, 강승민·변상일·김명훈 5단이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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