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트럼프 첫 해외순방 연이은 결례
입력 2017-05-28 16: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서도 기행과 무례를 일삼으며 연일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간의 순방 동안 범한 각종 외교적 결례를 재조명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26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식에 지각하고, 25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지도부를 만나 "독일 사람들은 못됐다(bad)라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사진촬영에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밀쳐내고 앞줄로 자리를 옮겨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는 커녕 마르코비치 총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23일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관인 야드 바셈을 찾아 방명록에 "방문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다. 아주 멋진 곳이고, 절대 잊지 않을 것"이란 짧은 글만 남겼다. 600만명의 유대인이 사망한 참상을 추모하는 장소에서 행사의 취지조차 이해 못한 무성의한 태도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 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장문의 방명록 글과 비교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즐기는 트위터 글쓰기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도 이어졌다.

그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대통령궁을 찾았을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빼먹고, 의장대에게도 경례를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를 확 끌어당기는 독특한 악수법으로 유명한데, 25일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오히려 기선제압을 당해 이목을 끌었다. 서로의 손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마크롱 대통령이 강하게 악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먼저 빼려다 다시 붙잡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순방기간 초반에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수차례 카메라에 잡혀 화제였다.
한편 G7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을 준수하라는 6개국의 요구를 묵살하며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였다. 결국 27일 발표된 G7 정상회의 최종 성명에는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미국의 (파리기후협정)검토 절차를 이해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다만 "모든 불공평한 무역 관행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규정에 기반한 국제 통상 체제를 준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자유무역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에는 합의가 이뤄졌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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