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신화 70년 역사 쓴 현대건설
입력 2017-05-24 17:49  | 수정 2017-05-24 22:13
현대건설이 올해 준공할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16개 원형패널이 뒤섞여 지붕을 이룬 기하학적 형상으로 세계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사진 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은 1966년 해외 건설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 수주한 공사가 태국 빠따니 나라티왓 고속도로였다. 고속도로를 깔아본 적도 없는 후진국 건설사가 선진국 기업 29곳과 경쟁해 따냈다.
그러나 첫 해외 공사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태국에 처음 가져갔던 장비는 재래식 도로 공사에서나 사용되던 구식 장비였다. 불도저 등 신식 장비도 일부 구입했지만 그마저 기능공들이 사용법을 몰라 고장나버렸다. 비가 많이 오는 나라여서 모래와 자갈이 젖으니 아스콘(도로포장 공사 등에 사용하는 건설 자재)도 제대로 생산되지 않았다. 3개월쯤 지나 자갈을 건조기로 말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본 창업자 정주영 회장이 "건조기에 왜 비싼 기름을 때느냐. 골재를 철판에 놓고 구워라"고 지시했다. 그후 생산능률이 2~3배 뛰었다. 정 회장은 한 달 중 일주일은 태국에 머물고 새벽 4시면 현장에서 기계를 직접 돌렸다. 결국 적자사업이었지만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세계 진출에 큰 밑거름이 됐다.
25일 창립 70주년을 맞는 현대건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우리나라 '건설 신화'를 기록했다. 해외 59개국 821개 프로젝트로 총 1227억달러를 벌어들였고, 국내외 총 3600개 공사를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토목 분야에서 시작해 전기·플랜트·건축 전 분야 시공능력을 고루 확충해 국내 1위 종합 건설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남한 면적 1%를 늘린 서산간척사업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물살이 너무 빨라 방조제 물막이 공사에 진척이 없자 정 회장이 대형 유조선을 세우고 흙이나 버력(잡돌)으로 물을 막는 독특한 방법을 제안했다. 이것이 바로 공사기간을 36개월이나 단축한 '정주영 공법'이다.
1970년대 국내 경기가 침체되자 오일 달러 벌이에 나섰다. 1975년 따낸 이란 반다르 아바스 동원훈련조선소가 중동 첫 사업이다. 이란 사우스파 4·5단계는 완공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최대 규모(16억달러)다.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에 편입돼 해외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 내실 경영에 힘쓰며 2011년 연간 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2013년 누적 해외 수주 1000억달러를 넘겼고, 지난해 국내 건설업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도 달성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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