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는 이무석씨(39)는 평소 퇴근 후 동네 공원을 가볍게 산책한다.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헬스클럽에 제대로 다닐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만큼 건강관리를 위한 대안으로 산책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연 날이 많아지자 야외 활동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씨가 택한 방법은 홈 트레이닝이다. 그는 "날씨 등에 관계없이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집에서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봄 불청객인 미세먼지와 황사를 피해 집에서 자기관리를 하는 '홈 트레이닝족(홈트족)'이 크게 늘고 있다. 날씨나 장소에 대한 제약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에서 홈 트레이닝 방법을 보여주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전문적인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다.
24일 SSG닷컴에 따르면 홈 트레이닝 관련 제품의 4월, 5월 매출 신장률이 각각 49%, 40%를 기록했다. 과거 한자릿수에 머물던 봄철 매출 신장률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홈 트레이닝 제품들은 보통 날씨가 추워 야외활동에 제약이 많은 겨울철에 판매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 봄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와 황사가 덥치면서 한겨울 매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도 홈트레이닝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 올해 4월과 5월(5/1~5/23) 실내용싸이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8%, 요가매트는 102.4%, 짐볼은 43.7% 올랐다.
인터넷쇼핑몰인 옥션에서도 최근 두달간 요가·필라테스 관련 용품들의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전년대비 필라테스링은 150%, 폼롤러는 176% 급등했다. 옥션 스포츠팀의 김윤상 팀장은 "최근 두 달 동안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해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요가나, 에너지 소모가 많은 바이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바쁜 업무로 인해 따로 헬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들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홈 트레이닝'이 최근 미세먼지 확산 등으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운동문화 중 하나로 자리았다는 평가다.
실제 인스타그램에는 '#홈트레이닝'(14만7876개), '#홈트'(19만2575개) 등 관련 검색어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채널 역시 홈 트레이닝은 물론 필라테스, 요가, 다이어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에 등록된 '홈 트레이닝 필라테스' 동영상은 무려 8만7000건에 달한다.
페이스북에서 스타 BJ(Broadcasting Jockey)로 불리는 '힘콩'은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알려주는 방송으로 약 5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홈 트레이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운동용품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김광현 SSG닷컴 스포츠 바이어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도 아령, 실내자전거 등과 같은 일반적인 운동 용품에서 폼 롤러, 벤치프레스, 풀업바(가정용 철봉) 등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전문 운동을 위한 용품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SSG.com은 최대 3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실내운동용품 대전을 이달 31일까지 진행한다.헬스기구, 요가/필라테스 용품은 물론 다양한 헬스 보충제까지 약 300여개의 인기상품을 한 데 모아 특가로 제공한다.
또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모습을 SNS로 인증하는 '홈트족'들이 늘면서 운동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운동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몸매를 날씬하게 잡아주는 기능성 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보다 만족스러운 인증샷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의 성장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1조 5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2009년 5000억 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애슬레저 시장은 2018년 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일선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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