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성매매 단속을 피하게 도와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많은 업소의 고객명단을 일종의 '빅데이터'로 만들면서 경찰로 의심되는 '블랙리스트'를 따로 추려내 업소로 전화가 걸려올 경우, 사전경고 해준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성매매 단속 회피 앱 판매업자 최모씨(40)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매매업소 사장 정모씨(26)와 성매매 태국여성 에이전시 업주 유모씨(47) 등 4명도 구속했다. 최씨, 정씨 등과 함께 일한 직원 28명, 성매매에 나선 태국인 여성 C모씨(34) 등 17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이 제작한 성매매업소 이용자 분석정보 공유 앱은 일명 '골든벨'으로 성매매 업소에 전화하는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성매매 업소에 전화를 걸면 고객 성향을 표시한 내용과 함께 단속 경찰관 여부까지 알려 준다. 최씨는 2015년7월 인터넷에서 한 앱 개발자에게 골든벨 앱 개발을 의뢰해 제작했고 이를 전국 성매매업주 448명에게 판매, 성매매 알선행위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월 사용료 5만원씩을 요구해 2015년11월부터 최근까지 약 1억2000만원을 챙겼다.
예컨대 고객데이터에서 경찰로 의심되는 번호는 "경찰(번호). 받지마 절대로", "광수대(광역수사대)", "(경찰) 의심번호" 등 사전경고문자를 보내는 식이다.
손님과 경찰관 전화번호 자료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국수대 관계자는 "경찰로 의심되는 번호를 일단 추려낸 후 단속에 걸릴 경우, 이를 경찰이 확실한 명단으로 재분류하는 등 상당히 치밀하게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앱 설치 문의가 들어오면 업소 위치와 상호, 업종을 자세하게 물어 경찰 여부를 확인한 뒤 판매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성매매업소 사장 정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국여성을 알선받아 마사지업소를 운영한 혐의다. 성매매 여성 에이전시에 소개비로 1인당 50만~100만원을 주고 태국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 1회당 7만원씩 챙겼다. 유씨 등은 성매매 태국 여성을 공항에서 인계받아 마사지 업소에 취업을 알선하는 국내 에이전시를 운영했다. 유씨 등은 태국 현지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등에 광고해 여성을 모집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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