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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7번째 팀도 경질…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입력 2017-05-23 16:57 
2014년 10월 28일, 취임식에서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쓰는 김성근 감독. 이 같은 풍경을 다시 볼 날이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야신(野神)은 야인(野人)이 됐다. 김성근(75) 감독은 2년 7개월 만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벗었다. 사실상 경질이다. 그는 더 이상 대전한화생명이그스파크의 1루측 더그아웃에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 ‘프로야구단 감독으로서 더그아웃을 방문할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SK 와이번스를 떠났다. 성적 부진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3차례(2007·2008·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SK의 순위도 상위권이었다.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매번 반복되던 그림이었다. 때문에 각 구단은 김 감독을 기피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3년 후 현장에 복귀했다. 탈꼴찌와 가을야구를 꿈꿨던 한화 이글스의 10대 사령탑이 돼 돌아왔다. 한화는 김 감독이 맡았던 OB 베어스(1984~1988년), 태평양 돌핀스(1989~1990년), 삼성 라이온즈(1991~1992년), 쌍방울 레이더스(1996~1999년), LG 트윈스(2001~2002년), SK(2007~2011년)에 이은 7번째 프로야구단이었다.
한화도 3년 전 김 감독 선임에 난색을 표했다. 어디를 가든지 권위적인 유형의 김 감독과 선수단 운영을 두고 갈등을 빚을 게 뻔했다.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을 모셔오자라는 한화 팬의 청원운동에 그룹 수뇌부도 프런트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 감독과 3년 계약했다. 여론의 등쌀에 밀린 꼴이다.
결과적으로 한화도 다르지 않았다. 완고한 김 감독과 화목하게 보낸 날이 없다. 시끄러웠다. 잡음이 계속됐다.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고, 결국 결별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2017년까지 계약됐다. 한화는 애초 김 감독과 동행을 ‘최대 3년으로 염두에 뒀다. 이별은 예정돼 있었다.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하지만 결별 사유는 누구나 예상했던 대로였다.
김 감독은 ‘자유계약감독이 됐다. 어느 팀에도 갈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재취업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김 감독이 프로야구팀을 다시 맡을 마음이 있더라도 그를 포용할 구단이 없다. 이미 김 감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구단은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김 감독의 야구색깔과 야구철학은 확고하다. 개성이 강하다. 그만의 야구다. 그러나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무분별한 선수 운용에 따른 혹사 논란도 제기됐다. 프런트와 갈등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여론도 달라졌다. 환대 받던 김 감독은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를 모셔오라는 팬의 목소리는 작아졌고 그 힘도 쇠약해졌다. 김 감독도 한화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워야 한다고 직감했을 터다. ‘프로야구 감독 김성근의 야구인생은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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