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업종내 1등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2등 기업보다 앞서지만 SK하이닉스와 GS칼텍스는 1등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률로 1등 보다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21일 매일경제가 반도체, 전자기기, 철강, 정유, 자동차, 화학섬유, 항공, 건설, 포탈, 제약과 같은 10개 업종 1·2위 기업에 대한 1년간(2016년5월19~올해 5월19일) 주가추이를 분석한 결과, 4개 업종에서 2등 기업의 주가 상승폭이 더 컸다. 업종내 순위는 작년 매출액 기준이다.
반도체 업종에선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339.2% 늘어난 SK하이닉스가 주가도 가장 많이 올랐다. 1년간 주가는 104%나 상승했는데 삼성전자(76%)를 능가했다. 정유업계 2위 기업인 GS칼텍스 영업이익 증가율도 이 기간 85.2%로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18.9%)를 압도했다. GS칼텍스의 기업가치가 반영되는 GS 주가는 1년새 28% 늘었으며, 같은기간 SK이노베이션은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부분 업종에선 1등 기업 주가 상승률이 2등을 압도했다. 1등기업이 2등 보다 주가가 좋았던 업종은 전자기기(삼성전자, LG전자), 철강(포스코, 현대제철), 자동차(현대차, 기아차), 화섬(효성, 코오롱인더), 항공(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포탈(네이버, 다음카카오) 분야로 나타났다.
전자기기 분야 2등 LG전자는 1년전 대비 51% 오른 8만1400원에 지난 19일 장을 마쳤다. 이 분야 1등 삼성전자는 76% 올랐는데 이 기간 반도체 호황과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겹쳐 주가 상승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종에선 포스코가 1년전 20만4000원에서 지난 19일 27만1500원으로 33% 상승했다. 모기업인 현대차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철강 2위 기업인 현대제철은 5만6200원으로 10% 상승에 그쳤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철강을 현대차에 공급한다.
항공업종 1위인 대한항공은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40.8%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은 26.6% 줄었다. 그러나 주가는 대한항공(29%)이 아시아나항공(11%)보다 상승폭이 더 컸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화물 호조의 최대 수혜주이자 진에어 상장과 한진칼의 기업가치 상승이 맞물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도 구조조정이 미흡한 수준이고 중국선 비중도 항공사 중 제일 높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화학섬유 업종 2위 기업인 코오롱인더 역시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46.9% 급등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1년전에 비해 3% 하락했다. 효성 실적은 같은기간 4.5%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주가는 36%나 상승했다.
주가 상승률에서 1등 기업보다 못했던 2등기업 중 LG전자와 현대제철, 기아차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LG전자는 프리미엄TV 수요 호조세가 이어져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대비 20% 가량은 상승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철강업황이 좋지 않을때 매력이 부각된다"며 "현재 자동차 강판가격 협상이 지연됨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글로벌 철강사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있고, 하반기 철근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을 볼때 주가가 7만7000원까진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인도 공장 투자확정에 따라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9%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며 "형제사인 현대차가 성공적으로 조기 진출해 현지 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조기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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