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 정부 출범하자 후끈 달아오르는 부동산시장
입력 2017-05-21 16:40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주간 상승폭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선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견본주택에는 총 15만명이 넘는 구름 인파가 몰려 조기대선 후 사실상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주 '장미분양'에 흥행을 예고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안도감이 매매·분양 쌍끌이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출규제 등 변수가 남아있어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주 0.24% 상승해 11·3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10월21일(0.24%)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등 재건축고과이익 환수제를 피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평균상승률은 0.36%을 기록했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종로 경희궁 자이 등 일반 아파트도 투자자들이 몰리며 집값이 초강세를 보이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서울 일반아파트의 상승률은 0.22%로 전주(0.11%) 보다 상승폭이 2배 확대됐다.

구별로는 재건축 이슈가 부각된 강동(1.11%), 송파(0.47%)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성수전략정비구역·왕십리 정비사업 등이 부각된 성동(0.32%), 저가매물이 소진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양천(0.25%)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그 외 신도시는 0.01%, 경기·인천은 0.02% 변동률로 지난 주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건설사들이 대선이후로 미뤘던 분양을 재개하면서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권 주요 견본주택에는새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GS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걸포3지구에 짓는 한강메트로자이 견본주택엔 지난 주말 오픈 직후 사흘간 6만5000명이 방문해 뜨거운 분양열기를 반영했다. 20일에는 주말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며 입장부터 내부 유닛관람과 상담까지 3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견본주택 인근에는 '떳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등장해 아파트 당첨시 연락을 달라며 분주히 명함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최 모씨는 "직장이 서울 마곡지구에 있는데 단지 앞에 김포도시철도가 뚫리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향후 가격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5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SK건설의 '보라매 SK뷰' 견본주택에도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의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 들었다.
SK건설 관계자는 "올해 연 견본주택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면서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실수요자와 투자자 비율이 4대 6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뉴타운 초기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인프라가 부족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뉴타운이 완성되면 가격이 오르는 '학습효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짓는 '인천 논현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도 주말동안 2만 여명이 몰렸다. 경기도 안양 명학역에 들어서는 반도건설의 주상복합 아파트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에도 주말동안 1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이번 대선은 진보정권이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보유세 인상 등 대형 악재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빠졌고 정권 초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으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 것이 부동산시장 강세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집값을 제어하다 실패하면서 참여정부가 민심을 잃은 결정적인 요인이 된 만큼 이번 정부에서는 규제 카드를 꺼내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시행 등 대출 규제 카드는 부동산 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지 대출규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강화하고 가계대출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총량관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에는 전국 12개 단지에서 6945가구(공공분양·임대주택 등 제외)가 청약을 접수한다. 이는 올해들어 주간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전까지 청약물량이 가장 많았던 주는 4월 첫째주로 8개 단지에서 5495가구가 일반분양된 바 있다.
특히 수도권 분양물량이 몰려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앞으로 6월까지 수도권에서 총 4만2936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만7048가구) 보다15.9% 증가한 수준이다.
24일 SK건설은 '보라매 SK뷰' 청약을 접수한다. 지상29층, 18개동, 총 1546가구의 대단지로 이중 전용 59~136㎡ 74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같은 날 반도건설은 경기 안양시 안양동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지상 26층, 3개 동 규모로 아파트 200가구(전용 59~61㎡), 오피스텔 150실(전용 59㎡)로 구성된다.
25일 GS건설은 한강메트로자이 1단지 청약을 시작한다. 지상 44층의 이 단지는 아파트는 6개동 1142가구(전용 59~99㎡), 오피스텔은 1개동 200실(24~49㎡)로 구성된다. 이날 대우건설은 '인천 논현 푸르지오'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지상 29층 7개 동 총 754가구(전용 61~70㎡)가 들어선다.
새로 문을 여는 견본주택은 7곳으로 개관 단지수 자체는 많지 않다. 그러나 견본주택도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 등 수도권에서 알짜단지가 분양을 시작한다. 안산 그랑시티자이2차, 의정부 e편한세상 추동공원2차 등 대단지도 나와 이목을 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선 끝나고 아직 부동산 정책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고 대출규제도 예상돼 건설업계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기 전에 분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대량 입주가 시작되면 인기 단지에만 청약이 몰리는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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