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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0 기니] ‘4강 신화’ 재현 약속, 그 첫 걸음은 골 잔치
입력 2017-05-20 21:52 
이승우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기니와 1차전서 전반 36분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전주)=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34년만의 U-20 월드컵 4강 신화에 도전하는 신태용호의 첫 걸음이 가볍다. ‘복병 기니를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1차 목표인 16강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U-20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기니와 1차전서 1골 1도움을 올린 이승우(바르셀로나)의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은 잉글랜드와 A조 공동 1위에 올랐다. 오는 23일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또한, 기니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전적에서도 2전 2승을 기록했다.
기니는 38년 만에 U-20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렇지만 얕잡아 보기 어려운 복병이다. 이집트, 말리를 제치고 아프리카 예선을 3위로 통과했다. 2015 U-17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했지만 잉글랜드와 비겼고 한국에게도 분패했다.
뚜껑을 여니 기니의 창은 꽤 예리했다. 짧은 패스와 현란한 발재간으로 한국 수비를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8분 압둘라예 쥘스 케이타의 중앙 돌파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30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정태욱(아주대)의 롱 패스에 이은 이승모(포항스틸러스)의 헤더 슛이 빗나갔지만, 기니의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기니는 수비에 빈틈이 많았다. 수비진의 움직임도 조직적이지 않았다.
그 허점을 정확히 파고든 이승우였다. 4,5명이 둘러싸도 맹렬하게 전진했고 과감하게 슛까지 날렸다. 마마두 카네의 몸을 맞고 굴절, 골키퍼 무사 카마라의 키를 넘겨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답답한 체증을 씻어낸 한 방이었다. 이승우의 FIFA 주관 대회 첫 골이다.
이승우의 벼락같은 골로 흐름이 뒤바뀌었다. 쫓기는 쪽은 기니였다. 한껏 분위기가 오른 한국은 고삐를 세게 당겼다.
한국 선수들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기니와 1차전서 전반 36분 이승우의 선제골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전주)=옥영화 기자

전반 45분 다시 한 번 기니의 골문을 열었다. 이승우가 골 에어리어 왼쪽을 돌파한 뒤 내준 공을 조영욱(고려대)이 차 넣은 것. 그러나 패스 이전 공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1-0과 2-0은 다르다. 그러나 태극전사는 침착했다.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기니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후반 16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했지만 골키퍼 송범근(골대)이 모모 얀사네의 슛을 막았다.
1골차 승리에 만족할 수 없었다. 신 감독은 임민혁(FC서울), 김승우, 강지훈(이상 연세대)를 교체 카드로 투입했다. 그리고 용병술은 통했다.
임민혁이 그라운드를 밟은 지 11분 만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승우의 침투 패스로 맞이한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골문 빈 구석으로 차 넣었다. 5분 후에는 백승호(바르셀로나)가 쐐기골을 넣으며 완승으로 첫 판을 마무리했다.
신 감독은 물론 젊은 태극전사도 4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1983년 멕시코 대회의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지금껏 이루지 못한 ‘큰 일을 치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 약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첫 걸음은 화끈한 골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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