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탈권위·소통·파격' 문재인의 열흘
입력 2017-05-20 19:30  | 수정 2017-05-20 20:18
【 앵커멘트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이 꼭 11일째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며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정치부 안보람 기자와 함께 문 대통령의 11일 정리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안 기자,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언론 보도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파격'이었던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취임식 이후 지금까지 따라붙은 단어가 바로 '파격', 구체적으로 말하면 파격에 가까운 소통입니다.

특히,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요.

청와대 참모진들과 식사를 하고, 또 청와대 직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격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참모들이나 청와대 직원들은 이미 신원조회를 거친 사람들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시민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있습니다.

경호를 대폭 낮춰서 사람들이 문 대통령에 다가서는 걸 제재하지 않는 건데요.

인천공항을 찾아서는 직원 속에서 셀카를 찍고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면서 소탈한 모습을 보였고요,

스승의 날 초등학교를 방문했던 모습도 화제가 됐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나타나자 어린이들이 사인해달라고 달려든 건데요.

미처 종이를 준비하지 못한 어린이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자, 몸을 낮춰 쭈그리고 앉은 채 기다려 준 겁니다.


【 질문2 】
당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데도 공을 들이는 것 같은데요?


【 기자 】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야 4당 당사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잘 좀 도와달라, 이런 의미였을텐데요.

특히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 인터뷰 : 노회찬 / 정의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은 촛불의 승리라고 생각되고, 온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정의당에 찾아주신 첫 번째 대통령이십니다."

어제는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함께 식사를 했는데요.

취임한 지 불과 9만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 1년 4개월 만에 첫 식사를 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모두를 울린 장면도 있었죠?
5·18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돌아가신 아빠에게 편지를 썼던 김소형 씨를 안아준 건데요.


【 기자 】
네.

아마 많은 분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장면일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자신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광주 병원으로 왔다가 아버지가 계엄군 총탄에 사망했다는 얘기를 전해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급기야 갑자기 일어나 퇴장하는 소형씨를 꼭 안아줬는데요.

당시 상황을 김소형 씨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김소형 / 5·18 유족
- "행사하면서 리허설이라고 연습하는 거 있잖아요. 그게 끝나면 바로 들어와야 한다고 해서 저는 정신없이 들어오고 있었거든요."

즉석에서 이뤄진 장면인데요.

문 대통령은 김 씨를 꼭 안아주면서 "울지 마라, 기념식 끝나고 아버지 묘소에 참배하러 같이 가자" 이런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질문4 】
연일 이런 문 대통령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제 취재하고 기자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사실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자들의 평가는 다소 박한 편이었습니다.

성품은 참 좋은데, 그렇다 보니까 너무 많이 고민해서 국정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

소위 말하는 정지척 리더십을 검증할만한 성과가 있었는가 하는 것인데요.

당 대표 시절에 당 안팎에서 흔들기로 고전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은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취임 초기, 허니문 기간이긴 하지만, 기대 이상이다, 이런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기사에서도 보면 "내가 문재인을 잘못봤다"이런 평가들이 나오는데 기자들의 평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
습니다.

【 질문5 】
그런데 기자들은 좀 힘들 것 같기도 한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하루에도 불쑥불쑥 브리핑이 이뤄지다 보니 일일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타이핑해야 하는 기자들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대통령이 수석들에게 기자들 전화를 다 받고 성실히 답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인데요.

수석들은 밀려드는 기자들 전화에 다른일을 보기 어렵다고 하소연할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한 10일만 기다려 달라, 그 이후엔 받겠다 대신 브리핑을 많이 하겠다 이런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기자들이 묻는 질문을 피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목격됩니다.

공식 브리핑이 끝난이후 자리를 떠나다가도 기자들이 보충질문하면 일일이 답을 하는 건데요.

얘기를 듣고 다시 정리를 해야 하는 기자들은 농담으로 '소통이 지나치나'이런 얘기를 우스갯소리로 하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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